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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이런 방청객 또 없을 겁니다.

 

 

 

박세자 씨는 대전MBC의 열혈 시청자이자 TV 프로그램 <허참의 토크&조이>의 3년차 방청객. 녹화현장에서 분위기를 띄우기도 하고,호응을 주도하는 그녀, ‘방청객들의 오락반장’ 박세자씨를 만나본다.

 

“나의 방청을 ‘딸’에게 알리지 말라!”
“(콧소리 음성지원) 어머~ 작가님, 저 여기 있어요!”
한참 전에 개봉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필자를 부르는 듯 했다. 이윽고 우아한 분위기의 중년 여성이 앞에 다가왔다. 필자가 ‘오늘 인터뷰는 뻔해질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순간! 우아한 풍모와는 달리 말문을 열자마자 그야말로 ‘빵빵 터지는’ 끼를 무한방출하기 시작했다.
“제 딸이 출산 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에요. 딸이 바쁘다고 애를 봐달라는데, 그 날이 <허참의 토크&조이> 녹화 날이었던 거죠. 딸에게 ‘중요한 일이 있다’고 거절하곤 녹화현장에 왔어요. 그런데 그 주 방송에 제 얼굴이 몇 번이나 나온 거 에요. 박장대소하며 웃고, 박수치고, 즐기던 모습을 말이죠. 딸에게 바로 문자가 왔어요. ‘엄마! 손주 보다 중요한 일이 그거였어?’라고요. 딸아, 미안하다. (웃음)”

 

초보 방청객, <허참의 토크&조이>의 매력에 푹 빠지다!
3년 전, 박세자 씨는 한 모임의 지인 소개로 <허참의 토크&조이> 방청을 시작했다. 녹화장의 환한 조명과 긴장된 분위기, 평소 팬이었던 ‘허참’씨의 등장까지! 평범한 주부 박세자 씨에게 <허참의 토크&조이> 방청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고 한다.

 

 

 

 

“그날 너~무 긴장한 나머지 계속 기침이 나왔어요. 녹화 도중에도 기침이 안 멈춰서 NG가 났죠. 그런데 한 번 두 번 방청을 해보니, <허참의 토크&조이>라는 프로그램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명사가 하는 말에 공감하고, 눈물 흘리고, 재밌는 얘기에 박장대소 하다보면 녹화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힐링’이 저절로 되죠. 성우 박일 씨, 제주 올레 이사장 서명숙 씨, 국악소녀 송소희 씨 등등. 아니, 어디 가서 이런 훌륭한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느끼겠어요. 방청을 했든 안했든, 저는 토요일 아침에 <허참의 토크&조이>를 꼭 챙겨 봐요.”


녹화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
박세자 씨는 녹화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녹화 직전 긴장하는 방청객들을 위해 ‘웃음 연습’과 ‘호응 연습’을 주도한다. 무대 위로 올라가 ‘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사전진행까지 자청하고 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거요? 예전에 가수가 꿈이어선지 무대가 어색하지 않았어요. (웃음) 방청객 호응 연습도 제가 자청해서 맞춰보자고 해요. 호흡도 딱딱 맞고, 녹화 분위기도 더 살고 일석이조잖아요. 얼마 전 부턴 동료 방청객들을 모으는 요령도 생겼어요. 제작진에게 연락이 오면, ‘게스트’가 어떤 분인지 묻죠. 게스트가 ‘사회적 롤 모델이 된 여성’이면 모임에서 젊은 엄마들을, ‘국악인’이면 어르신들을 섭외해요.”

 

명사들에게 배운 삶의 지혜를 '나눔'으로.
박세자 씨는 함께 방청하는 몇몇 동료와 ‘나눔’을 펼치고 있다. 방청료를 모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기부한다. 올 해 말에도 기부 예정이 있다고. 방송으로 느낀 삶의 지혜를 나눔으로 실천하는 박세자씨. 앞으로 <허참의 토크&조이>를 함께 할 땐 명사들의 이야기 뿐 아니라 그와 공감하는 진실어린 ‘방청객’들의 눈빛과 표정도 눈여겨보면 좋겠다.


“시청자들에게 어쩌면 ‘방청객’은 아무 존재도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에겐 ‘기다림’이고, ‘꿈’이고, ‘힐링’의 시간이에요. 어쩔 땐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양념이 되어 주기도 하죠. 다음엔 어떤 분이 초대손님으로 나올지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웃음)”


참! 손주 보기를 거절하고 <허참의 토크&조이> 방청을 택했던 박세자 씨와 딸의 사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 그녀의 딸은 누구보다 박세자 씨를 응원하고 있다고 한다. ‘방청객 박세자’ 씨의 유일한 팬으로서 말이다.

 

조연미 |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