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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창

IS 공포, 전 세계로 확산

 

IS 공포, 전 세계로 확산

‘지구촌, IS 테러와 세계대전’, ‘흔들릴지언정 침몰하지 않는다’, 세계를 뒤흔든 파리 테러 이후 언론에 나타난 1면 톱기사들의 제목입니다. 지난 주 M스토리에서는 224명의 목숨을 앗아간 러시아 테러 사건에 대해 썼습니다. ‘중동관찰자’로서 필자는 러시아 여객기 폭파 추락 사건을 IS, 이슬람국가가 일으켰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직원이 불과 몇 천 명에서 몇 만 명에 불과한 IS가 거대 여객기를 폭파시킬 수 있다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 우려하던 차에 유럽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11월 18일 현재, 사망자만 132명에 이릅니다.


전 세계는 이슬람국가의 가공할 테러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뉴욕의 원월드 트레이드센터 등 세계 주요 랜드마크는 프랑스 국기 색깔인 빨간색, 흰색, 파란색의 조명을 켜고 테러 희생자들을 추념했습니다. 당초 ‘포용적이고 견고한 성장’이라는 주제로 경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테러를 규탄하는 성명이 발표됐습니다.


테러에 대한 전 세계의 반응은 일치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 같은 테러가 재발하는 것을 막느냐 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를 조롱이라도 하듯 이슬람국가는 다음 순서는 워싱턴과 로마라며 미국과 이탈리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표정은 심각했습니다. 911 테러를 겪은 미국은 국가에 대한 테러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1년 발생한 911 테러에서 무려 3천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이후 미국의 역사는 911 이전과 911 이후로 구분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테러 집단의 가장 큰 무기는 ‘공포의 생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132명이라는 희생자 규모가 큰 것이 사실이지만 세계는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테러 때문에 더 큰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IS 테러집단은 자신들의 작전이 ‘성공’했다고 자축할지 모를 일입니다. IS가 성장한 것도 테러와 공포라는 음지에서였습니다. 이라크 전쟁이후 권력에서 배제된 수니파 인구가 시아파 정부에 대한 반정부 저항조직을 결성했고 이들은 ‘이슬람’이라는 공통분모를 매개로 내전중인 시리아 국경을 넘었습니다. ‘아랍의 봄’이 마지막으로 도달한 시리아에서 바샤르 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든 반정부 조직들은 초기에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방의 군사적 지원을 받은 세력이 ‘이슬람국가’라는 테러 조직으로 변모해 서양의 심장을 겨누고 있는 것은 기막힌 아이러니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 확산을 막기 위해 프랑스와 공조를 선언하고 IS의 ‘수도’인 시리아 북부 락까 공습을 강화했습니다. 당초 미국으로 귀환할 예정이었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트루먼호는 다시 중동 인근 대서양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프랑스도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르 드골을 시리아 주변 페르시아만으로 급파했습니다. 시리아 주변 해역으로 전 세계 최고의 무기 체제가 모여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IS 조직에 대한 초토화 작전을 예상하기도 합니다.


이슬람국가(IS)와 서방 민주국가들 간의 ‘전쟁’은 철저한 비대칭전쟁입니다. 트루먼과 샤를르 드골 등 핵추진 항공모함과 F15, F16 전투기, 브래들리 전차, 아파치 헬기 등 세계 최고의 무기 체제를 갖춘 민주국가들에 비해 이슬람국가가 가진 무기는 소총과 폭발물, 그리고 극단적인 종교 이념으로 무장한 자살 공격자들입니다. 그들이 가진 최대 무기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사들입니다. 신의 이름으로 목숨을 잃으면 천국으로 직행하는데, 천국은 사시사철 푸르고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일 뿐 아니라 72명에 이르는 아리따운 처녀들을 배우자로 가질 수 있는 곳이라는 믿음도 한몫을 한다는 겁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전쟁을 경험하고 유년 시절은 폭발물 소리와 함께, 청소년 시절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난민이 되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신의 이름으로 천국행을 택하는 것은 어쩌면 달콤한 유혹이겠다 싶습니다. 평생을 살아도 그 결과가 무교육자, 무직자, 난민이라면 차라리 테러를 택하겠다는 것이지요. 국제사회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테러분자로 가는 길을 막으려면 교육을 받을 권리, 직업을 가질 권리, 안전한 곳에서 살 권리를 가지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어렵겠지요. 그러나 해결하지 않으면 오늘의 아이들은 차세대 테러범으로 성장해 우리 자손들의 심장을 겨누게 됩니다. 다음 주에 세계는 지금보다 좀 더 평화롭기를 기대하면서...

 

 

대전MBC 사장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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