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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창

IS를 보면서

 

IS를 보면서

 

지난 10월 31일 이집트 홍해 연안 휴양지 샤름 알셰이흐에서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사건으로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새삼 주목을받고 있습니다.

 

이륙 23분 만에 추락한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224명이 탑승했는데,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조사결과에 따르면, IS가 기내에 반입한 폭발물 때문에 공중 폭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도대체 이 이슬람국가라는 테러 조직은 무엇 때문에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을까요?


러시아는 지난 9월부터 시리아내 반군 근거지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습니다. 러시아정부는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부의 요청에따라 이 같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지요.이에 대해 미국 쪽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붕괴되어야 할 독재정권을 러시아정부가 지원해주었다는 건데요, 러시아 쪽에서는 아사드 정부가 독재 정권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슬람국가 같은 테러 조직이 먼저 소탕되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함으로써 시리아에서 미국과 맞대결을 벌이고 양보를 얻어내려 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미국이 유가 하락 정책을 유도하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러시아 수출의 60 퍼센트를 차지하는 원유 수출에 타격을 주어 러시아 경제를 망가뜨린다는 것이 미국의 계획이란 설명이지요. 이런 미국에 대해 러시아가 시리아 지원 ‘맞불작전’으로 나왔다는 겁니다.


어느 분석이 사실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러시아의 IS 공습이 그들에게 큰 피해를입힌 것은 사실인 모양입니다. 자신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보복으로 224명이 탄 러시아의 여객기를 폭파시켰다는 것이 IS의 주장이니까요. 이슬람국가, 아이러니컬한 것은 그들의 존재가 ‘이라크 해방’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겁니다.


2003년 3월 20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들을 해방시키고 세계를 수호하
기 위해” 이라크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개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최신 무기로 무장한 미군과 동맹군의 군사작전은 단 3주일 만에 바그다드의 중심부를 함락시켰습니다. 사담 후세인의 거대한 동상이 무너지고 동상이 서있던 ‘파라다이스 광장’은 자유를 부르짖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했습니다. ‘민주주의의확산’이 마침내 이라크에서 실현되는 것처럼보였습니다.


축제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새로들어섰지만 보복의 정치가 계속되었습니다.사담 후세인의 수니 정부에서 권력을 잡았던 엘리트 그룹은 물론 군인과 경찰, 집권당이었던 바트당원 등이 모두 축출되었습니다.몇십 년 동안 권력에서 배제되었던 시아 그룹의 시대가 열리면서 수니파들에 대한 보복이 시작되었습니다. 정권에서 배제되고 시아치하에서 2류 시민으로 전락하게 된 수니파들은 스스로 코너로 몰렸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생존을 위한 명분을 ‘이슬람’으로 포장한 과격 세력들이 속속 출현하게 되었고 수니그룹들의 동조를 얻게 됩니다.


이라크에는 ‘타우히드 왈지하드(유일신과성전)’이란 조직이 결성되고 이 조직은 2004
년 한국인 김선일을 납치해서 참수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릅니다. 한국 정부가 이라크에 파병해서는 안 된다는 그들의 강력한 경고가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이 ‘유일신과 성전’이란 조직의 자르카위라는 지도자가 사망하면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라는 인물이 새로운 지도자로 조직을 맡게 되었는데 그가 조직의 이름을 ‘이라크내 이슬람국가’라고 바꾸게 되지요.


IS의 탄생입니다. 코란에 의거한 ‘이슬람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IS는 전 세계 국경은 인정하지 않고 오직 신을 믿는 자들로 구성된 나라인 ‘움마’ 건설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역사에 가정이란 것은 없지만, 만약 미국이 2003년 이라크를 공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후세인의 강권독재 아래 자르카위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같은 인물은 생산되지 않았을까요? 대량살상무기와 독재자를 제거하기 위한 전쟁, 수니파와 시아파 간에 보복의 순환, 이슬람국가, 항공기 테러... 평화가 지속되기에 세계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것일까요? 911 사태 이후 최대 테러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러시아 항공기 사건을 보면서 여전히 전쟁에 신음하고 있는 중동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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