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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공감’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다



훤칠한 키, 잘생긴 외모, 막힘없는 진행

오전 8시 30분이면 ‘아침이 즐거우면 하루가 즐겁습니다’라며 더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아침을 열어주는 남자. 커피 한 잔을 들고 성큼성큼 타인의 공간으로 들어서는 남자, 김경섭 아나운서다.

한때 그의 꿈은 외교관이었다. 그러나 아나운서 지망생이었던 누나의 준비 과정을 지켜보며 자기 꿈이 정말 외교관인지 되묻게 됐다. 대답은 ‘아니오’. 세 살 터울인 누나의 열정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의 마음속 심지에 불을 붙인 것일까. 매사 조용하다 못해 내성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던 그가 방송국에 지원서를 냈다. 그리고 아나운서로서 김경섭의 삶이 시작됐다.

“좀 더 즐겁고 재미있게 ‘내 일’을 할 수 있겠구나 싶어 용기 내 도전했어요. 2003년에 대전MBC에 입사했어요. 운이 좋았죠(웃음).”

시청자 사연에 고개 끄덕여 주는 따뜻한 공감

그의 화법은 뭐랄까, ‘이 안에 너 있다’라고나 할까? 그에겐 냉장고 속에서 발견한 상한 두부 한모에 속상해하는 주부의 마음을 달래주는 묘한 힘이 있다. 두부 한 모에 숨어 있는 주부의 고단한 일상, 그것을 그는 세심하게 알아차린다. 그리고 위로한다. ‘공감’ 이란 빨간약을 호호 불어가며 상처에 발라준다. 공감보다 더 큰 위로는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아마도 <아침이 좋다>를 시청하며 문자 사연을 남겼던 시청자 대부분, 김경섭 아나운서의 ‘이보다 더 다정할 수 없는’ 리액션 때문에 심장이 몇 번씩 공격당했으리라. 그런가 하면 멀쩡한 얼굴로

‘저는 머리가 커서 V작게 보이려고 어깨 운동을 많이 한다’는 ‘셀프디스’도 서슴지 않는다. 그가 장착한 이러한 공감 능력은 김경섭을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닌 소통의 매개체로서 역할 수행을 가능케 한다.

타고난 성정인가, 연마된 노련함인가 싶어

‘당신의 경쟁 무기는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자 김 아나운서가 짧게 답한다. ‘단순함과 순진함’이라고.아침이 즐거우면 하루가 즐겁습니다

김경섭 아나운서는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생방송 아침이 좋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알고 보니 김 아나운서는

<생방송 아침이 좋다>의 전신인 ‘생방송 전국시대’를 2007년부터 5년 넘게 진행하며 지금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소중한 아내, 임연정 작가를 만났더랬다.

“모든 프로그램 하나하나 소중하지만, 그 프로그램을 통해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돼서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하.”

패션 화보를 찢고 나온 것 같은 비주얼로 소년처럼 러브스토리를 풀어 놓는데, 슬쩍 수줍은 기색이 엿보인다. V스트레스는 운동과 1남 1녀 육아로 날린다고. 이 남자, 좀 멋지다.

이런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정년까지 TV와 라디오를 통해 시청취자와 소통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가 닮고 싶은 방송인으로 꼽은 김학선 국장처럼 말이다. 재직 때는 물론 퇴임 후까지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대전MBC 시청취자와 만나고 있는 김 국장이 그에게는 정신적 지주다.

‘아침이 즐거우면 하루가 즐겁다’는 그의 신념처럼, 오늘도 새로운 하루를 선사하기 위해 그는 카메라 앞에 선다. 이윽고 켜지는 ON AIR. 새로운 아침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