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여(女)기자’의 캐릭터는 대부분 비슷하다. 남성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강단이 있으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이미지. 이런 사람,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 했는데 지척에 있었다. 아담하고 단아한 외모와는 달리 반전 급 강철 체력과 쿨(?)한 성격을 지닌 그녀, 대전MBC 김윤미 기자다.
특종이 있는 곳에 김윤미가 있다!
앳된 외모와는 달리 그녀는 벌써 입사 11년차다. 초년병 시절 3년간 사회부 경찰 기자로 시작해 문화 분야, 사회 분야를 거쳐 지금은 경제, 교육, 스포츠, 문화 분야를 담당한다. 야무진 취재로 얻은 성과도 많다. 지난해엔 세종시 아파트 부실 공사 현장을 고발하는 연속 보도로 ‘이달의 방송 기자상’, ‘MBC 올해의 기자상 대상’, ‘목요 언론인 대상’ 등 5개나 되는 상을 받았다.
“단독·특종 보도를 했다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부실 아파트에 살지 않게 되었다고 전화며 문자 해주는 시민들의 인사가 가장 기분이 좋았어요. 부실 공사 부분도 보강 공사를 거쳐 입주 전 상황을 개선할 수 있어서 대안 있는 보도가 됐다는 뿌듯함도 있습니다.”
조금 돌아왔지만 ‘기자는 내 운명’
중학교 시절부터 기자, 특히 방송기자를 목표로 공부했다는 김윤미 기자는 한국 최초 종군기자로 이라크를 누볐던 현 대전MBC 이진숙 사장, 최초 여기자 출신의 앵커인 김은혜 기자, 최장수 백악관 출입 기자이자 여성 언론인의 장벽을 허문 미국의 헬렌 토마스를 보며 기자의 꿈을 키웠다.
“외국어고에 진학해 스페인어와 영어를 공부한 까닭도 CNN이나 CNN español (스페인어권 뉴스)에서 기자로 일하기 위해서였어요. 대학에 가서도 방학마다 SBS, MBC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방송사 분위기를 익혔어요. 본격적으로 4학년 때 학교 언론 고시 반에서 공부하면서 시험을 치렀죠. 서울에 있는 방송사 2곳에서 물(?) 먹고, 공기업인 한전에 취업했다가 6개월 만에 꿈을 잊지 못하고 대전MBC에 응시해 언론사 입성에 성공했죠. 꿈을 이룬 셈이에요.”
사건 현장에는 반드시 기자가 직접 가야한다!
김윤미 기자는 잊지 못할 사건 현장으로 초년병 시절 취재했던 화재 사고를 꼽았다. 대전의 한 주택가에 불이 나 엄마와 아이 2명이 사망한 사고였다. 시신이 실려 나오는 현장에서 김윤미 기자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부짖고 있는 아버지를 만났는데 이상하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고 자꾸 이상한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고. 잠든 걸 확인하고 PC방에 잠깐 다녀온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데... 바로 다음날,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아버지의 계획적인 범행임이 밝혀졌다. 기자의 촉(?)이 들어맞은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반드시 사건 현장에는 기자가 가야한다는 신조가 생겼어요. 현장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다 자세히 관찰하고, 모든 걸 기록하는 습관도 생겼죠.”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을 먹어요, 짬뽕을 먹어요?” 작가의 뜬금없는 질문에 김윤미 기자가 응수한다. “주어진 대로 고르는 건가요? 전 면을 별로 안 좋아해서 탕수육이요! 이럴 때 기자병(?) 돋는다고 핀잔을 듣곤 해요.(웃음)”
A와 B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질문에 C라는 답을 내놓는 그녀! 수많은 사건과 사고 속에서 행간을 파악하고, 이면에 숨은 진실을 찾아내는 기자정신이 생활 속에서도 발휘된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라는 앵커 멘트에 시청자가 다른 일 하다가도 한번쯤 뉴스에 귀 기울여주는 기자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천생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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