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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창

100-1=0

100-1=0

이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공식입니다. 초등학생에게 ‘100-1=0’이라고 하면 ‘에이, 거짓말!’이라는 소리를 듣겠지만 성인들은 이것이 무슨 말인지 압니다. 특히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이 말이 자주 강조가 된다고 하는 걸 보면 역시 서비스는 하나부터 열까지, 또는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 만족을 위해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그런데, 완벽주의를 가르치는 이 말은 서비스 업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조직, 어떤 인간관계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말이지요.

 

가령, 백 명이 일하는 어떤 조직에서 한 사람이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합시다. 범죄는 그 한 명이 저지른 것이지만 그 조직 전체의 명예가 바닥에 떨어집니다. 그래서 대기업 같은 경우 소속 직원이 범죄를 저지른 것이 드러나면 언론에 기업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을 하고, 최근에는 이니셜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이나 검찰에서 조직원이 범죄에 연루된 것이 드러나면 그 파장은 더 커집니다. 그들이 범죄를 예방하고 적발하는 것이 주 임무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럴 때, ‘100-1=0’이라는 공식은 더 참(眞)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그래서 탄탄한 기업은 0을 만드는 1이 생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교육과 재교육을 시킨다고 합니다. 실제 한 조직의 경우를 보면, 입사했을 때 가졌던 긴장의 정도는 해가 가면 갈수록 점차 떨어집니다. 업무가 익을 때쯤이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이 무르익으면 오만해지면서 ‘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겁니다. 사고는 항상 과신에서 터진다고 하지요. 그런 일이 터지기 직전에 교육을 통해 직업의식, 전문성을 상기시켜주는 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기업들에서 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연수와 사원 재교육은 사원을 위해서라기보다 회사라는 조직을 위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하는 설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100-1=0’을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잘 알려진 ‘깨진 유리창의 법칙’인데요. 유리창 하나 금이 갔다고 대수롭지 않게 그냥 두다가는 회사가 거덜이 나는 일이 생기게 된다는 겁니다. 유리창 하나 깨진 걸 그냥 두면 다음에는 문짝이 나갈 수도 있고, 그 다음에는 사무실 책상, 결국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문짝이 나갈 때쯤 도둑이 들어와서 회사의 집기를 모두 가지고 날라버릴 수도 있겠지요. 비유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유리창은 회사의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직에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그것을 즉시 시정해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람 사는 세상이니 영원히 문제가 안 생길 수는 없겠지만 빈도는 확 줄어들겠지요. 여기에서 6시그마의 법칙이 생겨났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100-1=0’과 ‘부분의 합은 전체가 아니다’
라는 말은 결국 개인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입니다"

 

지금까지는 조직에서 생기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런데, 잘 되는 조직을 설명하는 이론도 있습니다. 게슈탈트 학파는 ‘부분의 합은 전체가 아니다’라고 설명을 하는데요. 가장 쉽게 설명하는 것이 자전거입니다. 바퀴 두 개와 손잡이 등 자전거의 부품을 따로 떼놓으면 그것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부품들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 부품들을 조립해놓으면 몇 백 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훌륭한 교통수단이 됩니다. 점묘화법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무수한 점을 연결해 놓은 것이지만 멀리서 보면 인물화도 되고 풍경화도 되는 화법 말입니다. 심리학에서 시작된 이 이론은 오늘날 조직에 대입되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백 명이 있는 조직에서 각 개인이 10 정도의 일을 했다고 하면 그 합은 천이 아니라 5천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시너지가 발휘되면 몇 배의 효과가 난다는 말입니다.

 

‘100-1=0’과 ‘부분의 합은 전체가 아니다’라는 말은 결국 개인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입니다. 한 사람이 잘못해서 전 조직이 망가질 수도 있고, 각자가 맡은 일을 충실히 하면 시너지로 인해서 몇 배의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어떤 개인이 될지는 각자의 선택이기도 하고 조직의 선택이기도 합니다. 개인이 조직을 구성하고 또 조직은 개인을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이 없으면 조직이 없고 조직이 없으면 개인도 사라진다는 점에서 ‘개인은 조직이다’라는 불교식 화두로 오늘 하루를 지내봐야겠습니다.

 

대전MBC 사장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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