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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가짜 뉴스

사람들은 의사 결정을 할 때 다수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따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합니다. 처음에 자신이 어떤 이슈에 대해 정한 방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방향과 다른 쪽으로 마음을 정한다면 그 방향으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는건데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것을 ‘집단 의사결정 모형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이 이론의 핵심은 결국 자기 보호 본능에서 나온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다수의 생각과 다른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설사 나중에 자신의 생각이 맞는 것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일단은 다수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는것이 ‘안전’하다는 겁니다.


다수의 편에 서는 것이 유리한 것은 잘 알고 있는 ‘다수결의 법칙’에서 드러납니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이 법칙에 따라 하고 있으니까요. 결정을 다수 의견에 따른다는 것은 다수는 ‘승자’가 되고 소수는 ‘패자’가 된다는 뜻입니다(때로는 가치 있는 소수의견을 적시하기도 합니다만). ‘패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다수의 편에 서게 된다는 것이 집단 의사 결정 모형 이론의 배경이 되겠지요. 그만큼 자신의 의견을 다수의 의견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의 노력도 치열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내 의견 쪽으로 방향을 돌리려면 근거와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할 것입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해도 증거나 근거 앞에서는 할 말이 없으니까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증거나 근거로 많이 제시되어온 것이 언론입니다. ‘신문에 났더라’라는 말은 이전에 확실하다는 근거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자신의 주장에 ‘확인 도장’을 찍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신문’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만큼 이전에는 언론에 대한 신뢰가 높았습니다.


이런 현상이 최근에는 달라졌습니다. 언젠가‘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등장한 언론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목격했던 현상이었습니다. 시민들은 부지런히 ‘기사’를 써서 올렸고 ‘시민 기자’들이 쓴 기사 가운데 화제가 되었던 기사도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언론의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근본 취지를 다시한 번 상기해보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한 정보 공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론이 없으면 ‘깜깜이 세상’이 되어서 권력이 횡포를 부리고 기업이 독점을 하고 질병이 확산한다 해도 피해가 눈에 드러난 뒤에야 알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가짜 뉴스는 건전한 여론을 형성해야 하는
우리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언론에 도전장을 내고 있는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유사 언론으로 일컬어지는 ‘가짜 뉴스(fake news)’입니다. 하루에도 몇 건씩 SNS를 통해 옮겨지는 가짜 뉴스들은 스스로 ‘정설’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낭설’입니다. 사회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가공’하거나 허위 사실까지 보태 그럴듯하게 만들어냅니다. 자신들의 의견을 ‘다수 의견’으로 만들기 위한 일종의 ‘조작’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가짜 뉴스는 얼핏 보면 ‘진짜 뉴스’ 같습니다.

 

사회의 주요 이슈들에 대한 현황이 나열되어있고 중간 중간 ‘팩트’와 논평이 가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이섞여 있다 보니 뒤죽박죽되어서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로 혼동이 되기 쉽습니다. 누군가 최초 ‘제조자’는 이런 원리와 현상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사과를 수북이 쌓아놓은 판매대에 약간 흠집이 있는 것을 몇 개 섞어놓아도 전체는 싱싱한 사과 더미인 것처럼 보이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됩니다.

 

가짜 뉴스는 건전한 여론을 형성해야 하는 우리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습니다. 가짜뉴스는 말 그대로 진실을 가리는(덮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게 만들고 결국 그 조직을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가짜 뉴스가 판치는 것은 주로 ‘정치판’이라고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 조직에서도 일어납니다. 누군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을 교묘히 섞어서 가짜 뉴스를 퍼뜨리면 그것을 진짜로 믿는 사람도 생깁니다. 가짜 뉴스는 가짜 여론을 만들고, 가짜 여론은 조직을 병들게 합니다. 이것을 막는 방법은 우선 가짜 뉴스를 조직적으로 가려내는 작업이겠지만, 접하는 사람이 우선 눈을 부릅뜨고 가짜 뉴스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진실’이 패자가 될 것이니까요.

 

대전MBC 사장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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