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색으로 인간의 마음을 나타내고, 무용은 율동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음악은 소리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음각감상 시간에 배웠다. 음악 소리의 표현이 순수 예술이건 대중예술이건 표현하는 사람마다 또 감상자마다 다를 수 있는데 어쨌거나 예술을 통해 즐기면 된다.
음악과 함께한 2016년은 보람있는 한 해였다. 늘 음악과 함께 생활하지만 병신년 한 해는 특별했다. 먼저 3월에 대전청소년시립합창단 지휘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심사를 하며 훌륭한 지휘자(천경필)를 선정했다. 지난 6월에 데뷔 음악회를가졌는데 첫 데뷔가 성공적이었다. 아주 훌륭한 음악회였다. 또 대전시립교향악단 지휘자를 선발하는 데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6개월 동안 일본,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훌륭한 지휘자들이 응시한 가운데 마지막 지휘를 했던 영국 출신 제임스 저드를 선택했다. 그래서 필자는 상반기 여러 장르의 훌륭한 음악을 듣게 되어 행복했다.
음악의 범위는 참 넓다. 베토벤, 모차르트부터, 팝과 가요까지 음악애호가들은 자기의 취향대로 음악을 찾는다. 사실 필자는 교향악단 단원부터 경음악 단원까지 음악적 자산을 바탕으로 장르에 구별 없이 음악회를 찾아 즐긴다. 그 중에서도 2016년 한 해 몇몇 단체의 음악은 뜻 깊고 의미가 커 정말 즐거웠다. 지난 6월 고은빛여성합창단 연주가 그 하나다. 이 합창단 단원들의 연령은 60~70대로, 비록 호흡은짧으나 음정, 하모니, 리듬은 젊은이들 못지않았고, 무엇보다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감동을 주었다.
또 하나는 지난 11월 충대병원합창단 연주다. 병원 의사들과 간호사들로 구성된 병원합창단으로 그야말로 순수 아마추어 혼성합창단이다. 서은숙 지휘자가 반주를 하며 지휘했다. 연주 장소는 충대병원 본관 로비, 점심시간을 이용해 병원을 찾는 문병객 그리고 환자들이 감상자였다. 필자는 우연히 들러 그 연주를 보았다. 아마추어들인데도 어지간한 전문 단체 못지않았다. 정말 훌륭했다. 가곡, 가요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여 재미있었다. 진료시간을 잠깐 멈추고 들려주었던 그때의 노래들이 지금도 맴돈다.
그리고 지난 11월 22일 공주문화회관에서 있었던 제12회 충남관악단 ‘희망울림’ 정기연주회도 감동적이었다. 단원들은 우리들보다 심신이 불편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맘으로, 비록 몸은 좀 불편하지만 음악을 통해 잠재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음악으로 이웃, 지역사회와 소통하고자 2005년에 창단됐다. 그동안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찾아가는 음악회, 초청음악회 등으로 11년 동안 170여 회가 넘는 음악회를 가졌다. 2008년 대전MBC 라디오에서 이들을 특별 취재하여 방송한 일이 있다. 당시 김미리 피디(현 편성제작국장)가 주관했는데 전국방송부문에 1등을 했다. 이렇게 충남관악단 희망울림은 대전MBC와 인연을 갖고 있다. 이 관악단이 연주회를 가졌는데 필자는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몸이 불편해도 이렇게 훌륭한 음악연주를 할 수 있구나 하는 감동의 눈물이었다. 이러한 것이 음악의 힘이다.
최근 12월 1일에는 어영진이 지휘하는 대전중구관악합주단의 제9회 연주회에도 참석했다. 이 단체는 중구 구립 형식을 띤 전문 연주단체다. 이날 연주는 그동안 수험 준비에 고생했던 고3 수험생들을 위로하는 음악회였다. 600석 좌석을 꽉메운 만큼 의미 있는 음악회였고, 역시 전문 음악단체다운 훌륭한 음악회였다.
이렇게 필자의 2016년은 음악과 함께한 보람있는 한 해였다. 음악이란 무엇인가라고 누군가 물으면 한 마디로 즐거운 것 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즐거우면 반드시 몸을 움직이고 소리를 내고 싶어한다. 또, 마음의 변화도 느껴진다. 이러한 것이 음악의 힘이다. 정유년 새해는 더 나은 음악회들이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공연장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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