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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사모광장

공연과 방송

어느새 12월
이제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의 아쉬움과 연말이라는 세월의 몇 번째 터미널에 다다르면서 모든 이들의 마음을 왠지 부산하게 만듭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16년의 여름이 우리에게 “내가 그대들을 못 살게 굴었던 적이 있니? 이렇게 험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그 정도 더위는 인내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되묻는 것 같습니다.


지난 더위를 까맣게 잊는 것처럼 많은 걸 망각하고 ‘바람보다 먼저 눕는 풀처럼’ 못 본척하고 살아온 날들이 어딘가 허망하게 가슴을 쓸고 지나갑니다. 그럴수록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영혼을 가다듬고 정신 줄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를 맞아야 하는가 봅니다.

 

대전의 추억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인구 60만 남짓이던 ‘대전’과 저의 인연은 35년 전 건축기사로 일할 때입니다. 대전에서 아내를 만났고, 한밭의 너른 공간을 다니며 ‘터무니’를 보고 ‘집’을 만들며 동서남북으로 누볐던 젊은 날의 추억이 깃든 곳이기에 더욱 각별합니다. 이후 대전예술의전당이 오픈할 때도 그렇거니와 지속적으로 전국에서 문예회관을 가장 잘 운영하는 모범기관이 되도록 행정기관에서 도왔던 인연도 떠오릅니다. 저는 중앙의 문화예술기관에서 일해 왔고 이러한 경험이 쌓여 문화행정가가 되었으며 감사하게도 현재 천안예술의전당에서 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트센터와 방송사
그 동안 문화예술기관에서 일해 오면서 느낀 점은 공연과 방송, 예술과 미디어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기획부터 홍보와 마케팅, 공연 녹화 또는 라이브 중계에 이르기까지 들숨과 날숨의 관계처럼 매우 긴밀하고 필요충분한 인연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아트센터와 방송사의 목적과 역할은 유사합니다. 지역에 존재하는 예술의전당의 역할은 각종 커뮤니티와 이벤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선도적 핵심기관이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서울이나 천안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예술 콘텐츠를 기획 운영하는 아트센터의 경우 프로그램에 대한 스폿 광고나 스크롤 홍보, 문화예술 관련 아이템의 뉴스 등에 있어 방송사의 역할과 영향력은 계량화할 수 없을 정도로 지대합니다.


방송사는 신속 정확한 보도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심층적 접근, 유익한 프로그램 등을 시민들에게 제공하여 볼거리,알거리, 즐길거리 등을 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아트센터는 장르별 최정상급 공연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하여 문화·예술적 소양을 높이고 감정을 어루만지며 삶의 행복을 이끌어주는 기능을 한다고 할 것입니다. 나아가 지역의 예술가들에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지역 예술가를 우대하면서 전문가와 시민들이 수월하게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거점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 같은 목적이나 역할뿐 아니라 조직을 운영하는 기조도 같아 보입니다. 예술의전당은 예술성, 공공성, 경영성과를 조화롭게 운영하는 것이 요체라면, 방송사도 건강하고, 신뢰받는 콘텐츠와 언론 미디어로서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를 위한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더 좋은 콘텐츠와 지속가능한 미래환경을 만들기 위한 경영성과를 내야 하는 점은 일맥상통 합니다.


결국 지역사회에서 문화와 여론 선도기관으로서의 존재란콘텐츠가 살아 숨 쉬고, 운영시설과 장비가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스태프들이 항상 스마트해야 하며, 지역의 고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의식을 가졌으면 합니다.

 

우리의 역할은 …
충남의 수부도시, 중부권의 핵심도시 천안에 대형 공연장이있다는 사실 자체가 충남도민과 천안시민에게는 대단한 자부심입니다. 대전MBC는 추가적 서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전과 충청남도의 심장과도 같습니다. 천안예술의전당은 천안시민을 포함한 충남도민들의 긍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화와 예술을 시민들이 향유하여 행복해지는 삶이 되도록 서로 협력하길 기대합니다. 방송사는 신뢰를 담보로 보다 나은 내일을 온 국민이 꿈 꿀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 공기(公器)로서 우리들의 역할과 임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문화와 예술이 일상이 되는 세상, 예술적 감동이 삶의 희망을 이끄는 세상, 사람들이 아름답게 느껴져 더불어 행복해지는 세상, 우리가 만들어가는 내일을 2016년 마지막 달에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