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ithyou

미국 CSA(지역주민 원조 농업)를 찾아서 - 내년 초 대전MBC ‘로컬푸드 광역직거래센터’ 오픈을 앞두고

 

“모든 직판장 참여 농민들로 하여금 자체 재배한 농산품만 판매하도록 감독하는 것과
신선도 관리 등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있다”

 

지난달 25일 새벽, 대전을 출발한 일행(필자와 오승용 경영기술국장, 김경섭 아나운서, 송영철 경영심의부 사원) 4명은 현지시각으로 25일 정오경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D.C.에 도착했다. 100년이 넘었다는 미국의 CSA, 즉 ‘지역주민 원조 농업’의 현재를 실제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담기 위해서다. 내년 초 ‘로컬푸드 광역직거래센터’를 개장할 예정인 ‘FNCPlus(대전MBC 농업회사법인)’의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을 모으는 데 감각을 총동원해야 했다.

 

지역주민 원조 농업, CSA

요즘 미국에서 섭취하는 먹거리와 그로 인하여 인체에 미치는 건강 사이의 인과관계를 바로 인식하며 살고 있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 사이에서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는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미국에서 CSA는 1984년경에 시작됐으며, 그 후 해를 거듭할수록 유행하여 지금은 대륙 전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1,000여 개가넘는 농장에서, 작게는 30명, 크게는 1,000명 이상의 회원을 상대로 운영되고 있고, 그 수는 계속하여 증가하는 추세다.


우선 농장에서 거의 매달 당일에 수확된 신선한 야채와 과일들을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식탁에 직접 배달 및 파머스 마켓에서 직접 판매하여 소비자들은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방부제 등의 화학물질에 대한 실질적 또는 막연한 공포로부터 해방되어 안전한 먹거리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생산자 입장에서는 많은 양의 농산물을 소매가격을 받고 팔 수 있기에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CSA란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의 약자로서, 우리말로 번역하면 ‘지역주민 원조 농업’ 정도에 해당된다. 이 판매방식의 외형적인 모습을 간략히 설명하면, 봄에 농사철이 시작되기 전, 프로그램에 가입한 회원들이 농장 측(대부분 유기농장)에 회비를 내고, 농장은 이 자금으로 작물들을 재배하고 약 6개월가량 수확기간 동안 회원의 종류에 따라 매주 또는 격주로 수확된 농산물들을 회원들에게 주거나 직거래장터에서 판매하는 형태이다.

 

 

워싱턴 D.C. 프레시 파머스 마켓

우리가 찾은 워싱턴 D . C . 프 레 시 파머스 마 켓 ( F r e s h Farmers Market)은 지난 1997년, 300여 농민이 힘을 모아 문을 열었으며, 도시 내에 13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이 국가 소유의 토지를 임차해 1주일에 1~2회 개장하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등 마켓 특성에 따라 달리 운영되고 있다. 파머스 마켓에서는 직접 재배한 과일, 채소, 커피, 직접 만든 빵, 수공예품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농민들은 메릴랜드, 버지니아, 워싱턴 D.C. 등 여러 곳에서 참여하고 있었다. 직판장 운영자들도 직접생산 농산물만 판매되도록 하기 위해 나름대로 감독 활동을 펴고 있는데, 프레시 파머스 마켓 운영자들의 경우 직접 농산물 재배지를 방문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워싱턴 D.C.의 ‘포기 바텀’, ‘유니언 마켓’, ‘펜 쿼터’에서 직판장을 운영하고 있는 니키 카포레일 매니저는 “모든 직판장 참여 농민들로 하여금 자체 재배한 농산품만 판매하도록 감독하는 것과 신선도 관리 등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자들은 농장을 1년에 3번 이상 찾아가 유해한 과정이 있는지 확인하고 검증한다고 밝혔다. 또한 파머스 마켓 참여 농장들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양한 이벤트로 파머스 마켓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한다.

 

 

 

가격보다 중요한 신선도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워싱턴 D.C.의 파머스 마켓은 일반마트보다 다소 비싸게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지만, 그래도 신선하고 믿을 수 있다는 이유로 충성도 높은 고객이 끊임없이 찾고 있었다는 점이다. 파머스 마켓에서는 농민 신청서를 작성하여 직접 농장에서 농사를 하는지 확인을 한다고 한다. 농민들은 재배한 농산물을 파머스 마켓에 판매하고, 인근 호텔 및 슈퍼에 납품을 한다고 한다. 미국의 로컬푸드는 거래의 개념보다 신선도의 개념이 더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는 듯 해보였다. 또한 파머스 마켓은 공공교육기관의 텃밭운영 지원, 농가체험, 조리교실 등 관련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먹거리와 문화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우리 차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농가들이 재배한 지역 농산물을 직접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농가는 제값을 받아 소득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는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싸게 구입하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CSA든, 전 세계 어느 지역이든 먹거리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같을 수밖에 없다. ‘당일 생산, 당일 소비’, ‘유통마진을 뺀 착한 가격’. 누구도 쉽게 하지 못했던 이 같은 기본 원칙과 CSA 같은 선진농업 관리 시스템이 내년 상반기, ‘대전MBC 광역직거래센터’에 녹아들 것이다.

 

이감우 차장 / 사업국 사업부(FNCPlus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