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개원 15년차에 접어든 대전오월드는 특별하고 다양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기능의 지속적인 확충과 제공으로 중부권 최고의 테마공원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특히 2009년 플라워랜드를 개장하면서 동물, 꽃, 유희기구 등 복합시설의 운영으로 가족단위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였으며, 이전의 산발적이고 단발적인 이벤트형 행사에서 벗어나 튤립, 장미, 백합, 국화 등을 주제로 다양한 꽃 축제를 정착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아무리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더라도 대중에게 그 존재를 알리지 못하면 그야말로 별무소용이다. 오월드라고 예외일 수 없다. 계절에 따른 변화가 크지 않은 동물보다 날씨에 따라 하루하루가 다른 모습인 꽃은 더욱 더 그렇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때 많은 관람객을 맞이해야 그동안 들인 수고가 빛을 발하는 것이지 아직 꽃망울도 터지지 않았거나 꽃잎이 다 떨어진 다음에 관람객이 아무리 많이 찾은들 소용이 없다.
이런 까닭으로 오월드의 개장부터 지금까지 십 수 년 동안 내가 항상 의지하며 협조관계를 소중하게 유지하는 기관이 바로 지역 언론사이고, 특히 파급력이 큰 공중파 방송이다. 대전MBC의 경우는 더욱 끈끈한 관계에 있는데, 2002년 오월드의 개장을 알렸던 최혁재 기자를 비롯해 플라워랜드 준공을 보도했던 서주석 기자, 구제역으로 오월드를 폐쇄했을 당시 마이크를 잡았던 최기웅 기자, 각종 축제를 함께 기획하고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이재우 PD와 노현수 PD 등 수많은 기자와 PD들이 따끈한 소식을 실시간으로 지역민들에게 전파해 줌으로써 지금의 오월드를 만드는 데 정말 큰힘이 됐다. 물론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몇 해전에는 국화축제를 맞아 대전MBC와 공동으로 수많은 인력을 동원하고 유명하다는 출연진을 어렵게 섭외해 준비한 공연이 갑작스런 폭우로 엉망이 된 적도 있었다. 어르신들이 많이 방문했던 어느 날에는 아이돌스타를 초청한 공연을 준비해 가장 엄숙했던 댄스음악회가 개최되기도 했었다.
산도 넘고 강도 건너면서 숱한 우여곡절 속에 오월드가 대전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고 대전시민의 첫손에 꼽히는 명소가 되기까지 지역방송, 특히 대전MBC의 역할이 지대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대전MBC가 송출하는 한순간 한순간의
영상과 음향이 바로 대전의 역사이고
시민의 목소리”
지금의 대전MBC는 유성구 도룡동 갑천변에 우뚝 솟은 멋진 건물로 서 있지만, 나처럼 유년시절부터 대전에서 자란 이들은 대전MBC가 대전역 앞의 허름한 건물에서부터, 지금은 아파트 단지로 변해버린 옛 충남도청 뒤편의 중구 선화동 시절을 거쳐 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전MBC의 사옥이 멋지게 변신하던 그 수십 년 동안 내 고향 대전도 발전을 거듭했고 군부대가 주둔했던 둔산과 논밭이었던 도안
이 신도시가 됐다. 그야말로 뽕밭이 바다가 되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대전시민의 오랜 친구인 대전MBC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대전의 발전을 견인하고 우리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능과 역할을 완수해 주기를 바란다. 대전MBC가 송출하는 한순간 한순간의 영상과 음향이 바로 대전의 역사이고 시민의 목소리란 점도 잊지 않길 바란다. 또 수십 년 쯤 지나서 이런 글을 쓸 기회가 있다면 지금까지보다 더 큰 변화와 발전을 칭송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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