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부터 2000년도 초기에 시작된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은 생활 패턴의 많은 부분을 바뀌게 한 중요한 계기였다. 매체마다 한국을 IT 강국이라 하고,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들은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제공해 주었다. 이러한 IT 기반 아래 기업은 ‘웹’이라는 창구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했고, 웹 디자인 붐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기기들이 대중화됨에 따라 그에 따른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대전MBC와 함께 ‘KWC(코리아 웹 콘테스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15년 전 웹 콘텐츠 발굴을 위한 공모전이 IT 기업이 아닌 대학과 방송국 주최로 개최된다는 점은 주변의 이목을 끌만한 일이었다. 전문가인 지인들도 ‘트렌드에 맞춰 한두 번홍보용으로 끝내겠지’라는 이야기를 했다.
KWC 개최를 위한 첫모임에서 다양한 IT 관련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콘텐츠 공모전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어떤 분야를 만들 것인지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몇 번의 회의를 거친 후, IT기반 위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창의성과 상상력, 감성 등 무형자산을 만들 수 있는 미래의 문화인재를 발굴하자는 것으로 KWC의 목적을 정하게 되었다.
KWC가 얼마나 앞서 시대를 예측했는지는 콘텐츠의 기획뿐만 아니라 제작 부분에 있어 ‘웹 최적화’라는 항목을 심사배점에 넣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당시 기업에서는 소통을 위해 다양한 시각적 효과와 멀티미디어 등을 활용한 웹 사이트를 선호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담은 웹 디자인 등이 인기였다. 하지만 이러한 웹 페이지는 브로드밴드 기반의 환경이 아니면 원활히 보는 것이 어려웠다. 모든 사람이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최적의 인터넷 기반에서 제작하는 ‘웹 최적화’를 심사의 주요 항목 중에 하나로 삼았던 이유는 ‘난 창작자, 넌 기술자, 넌 디자이너’로 구획 짓는 것이 아닌 최신 기술 동향이 무엇인지, 이미지와 컬러를 사용할 때 브라우저의호환이 되는지를 디자이너는 기술 친화적으로, 엔지니어는 디자인 친화적으로 서로의 역할에 대해 필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했다. 이런 것이 지금의 글로벌한 인터넷 환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기술 부분이 되었다.
“ 콘텐츠는 감성이고 감정이다.”
1회부터 15회까지, 얼마나 많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그들의 마음속에, 상상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보았다. 각기 다른 개성과 특성을 지닌 학생들을 똑같은 교과목으로 평가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교육환경 속에 살아가야 하는 아픈 그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가족 간의 소통 부재, ‘왕따’ 친구를 지켜 주지 못하는 나, 그리고 자살 등 참가 학생들이 콘텐츠에 담은 주제들은 늘 무겁게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 하지만 문제의 해결 방법과 어려움을 나누는 과정 등을 영상과 애니메이션으로 해석하는 창의력과 기획, 표현력 등은 수준급이었다. 우리나라가 여러가지 하드웨어적 기술에서는 아직 세계적 수준이라고 말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그 기술을 활용한 한국인들의 응용력은 가히 세계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콘텐츠 시대에 우리가 가지는 강점인 것이다. 기술은 언제든 따라 잡힐 수 있고 따라할 수 있다. 콘텐츠는 다르다. 따라할 수도 따라 잡을 수도 없는 고유의 분야이다.그것은 감성이고 감정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콘텐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을 KWC가 응원하는 이유이다.
'M사모광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화의 달, 문화예술로 샤워하기 (0) | 2016.10.06 |
---|---|
대전의 상전벽해(桑田碧海) 그리고 대전MBC (0) | 2016.09.22 |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도시가치와 주거공동체 문화 만들기 (0) | 2016.09.08 |
사회적 취약계층에 꾸준한 관심을 (0) | 2016.09.01 |
50년 된 약속 (0) | 2016.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