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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의건강지킴이닥터人

계절 질환, 미리 알고 대응하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주기적으로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습니다. 계절마다 그 손님들이 다양한데요, 봄이나 가을 같은 환절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감기 바이러스들이 있고, 여름에는 수족구, 구내염, 뇌수막염 등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지면 장염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 심한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RSV 등이 찾아오는데, 이와 함께 가장 유명한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인플루엔자 즉, 독감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예측할 수 있는 불청객들은 미리 알고 대응하면 피할 수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독감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 중 하나로 A, B, C형이 존재하고 이 중에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A, B형입니다. 그중에 A형은 바이러스 외피에 헤마글루티닌(Hemaglutinin)과 뉴라미니다제(Neuraminidase)라는 당단백을 갖고 있고, 이들은 인체의 기도에 침투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인체에서는 항원으로 인식하는 부위가 됩니다. A형 독감의 종류는 바로 이 헤마글루티닌과 뉴라미니다제의 조합으로 결정되는데, 이 조합이 10~15년마다 변하게 됩니다. 이를 대변이(shift)라고 하며, 이때 전 세계에서는 기록할만한 사망률을 보이게 됩니다. 현재는 1968년의 홍콩 독감과 2009년의 신종플루라고 명명된 두 가지의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엔자 B는 별도의 아형을 분류하지 않지만 혈통에 따라 야마가타(Yamagata)와 빅토리아(Victoria)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위에서 기술한 대로라면 몇 년째 같은 독감이 유행하는데 도대체 왜 매년 독감 예방 접종을 해야 하는 걸까요?


그 첫 번째 이유는 인플루엔자 A에서는 10여년에 한번 꼴인 대변이(shift) 이외에도 매년 소변이(drift)라고 하는 항원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독감백신은 그 해가 지나면 전량 폐기되고, 미국질병관리본부(CDC)에서 매년 예측한 변이 인플루엔자 타입에 맞춰 새로 제작, 생산됩니다. 따라서 독감 예방을 위해 매년 새로 제작된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 2005년 국내에서 ‘물백신’ 이라 불린 효과 없는 독감 백신을 유통하다 단속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 백신이 바로 그 해에 새로 나온 백신이 아닌 그 전 해에 생산된 백신이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로, 인플루엔자 B형이 과거에는 야마가타 혈통뿐이었는데, 2009년도부터 빅토리아 혈통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독감은 12월과 1월에 유행하는 것이 보통인데 최근 몇 년간은 3, 4월까지 독감 유행이 지속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균주 때문에 독감 유행이 길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임상적으로도 2월부터는 인플루엔자 A의 양성율보다 인플루엔자 B의 양성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아 그러한 분석이 타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인 독감백신은 3가지 균주가 포함된 3가백신인데, 최근 빅토리아 혈통의 유행으로 인해 이 균주가 포함된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4가백신입니다. 아직 3가백신과 4가백신과의 독감 예방에 대한 비교 연구는 미비한 상태이지만 최근의 경향과 요구에 의해 4가백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2013년 이후부터 4가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겨울철 불청객인 독감이 겨울을 넘어 봄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독감 예방 접종 후 항체 생성에 소요되는 기간은 2~4주 정도입니다. 따라서 9월이나 10월 중에 미리 독감 예방 접종을 하여 매년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독감을 막아내시길 바랍니다.

 

 

도움말: 이종호 소아과 전문의

리포터: 김용삼 대전MBC의료포털 닥터人( www.drmb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