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바람이 선선해지는 가을이 왔습니다. 더위가 가시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기도 하지요. 언뜻 추운 겨울에 감기 환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12월이나 1월보다 오히려 환절기인 3월과 4월, 그리고 9월과 10월에 감기 환자가 더 많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환절기를 건강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환절기 감기는 일교차가 주범”
환절기에 사람들이 감기에 많이 걸리는 이유는 갑자기 일교차가 커진 날씨에 우리 몸이 빠르게 적응하지 못해서입니다. 일교차가 섭씨 10도 이상 나면 아침과 저녁의 쌀쌀한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서 몸의 체온을 덥히고, 땀을 줄이고,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낮에는 더운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서 땀을 늘리고, 혈관을 확장합니다. 이렇게 우리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다른 계절보다 체력이 많이 소모되고, 너무 얇은 옷차림으로 체온 유지에 실패하게 되면 바로 감기에 걸리게 됩니다.
“ 체질별 환절기 대책”
그러면 어떻게 환절기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까요?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풍한(風寒)의 사기(邪氣)를 받아 걸린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풍한의 사기’는 한마디로 찬바람의 나쁜 기운을 말하지요.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환절기에 체력을 보강해주고 찬바람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다양한약초들을 복용해 왔습니다. 약초를 복용할 때는 체질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음인(少陰人) 체질
소음인 체질은 입맛이 짧고, 체력이 약하고, 체열의 생산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적어서 추위를 잘 탑니다. 따라서 체온을 유지시켜주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약초들이 좋습니다. 소음인에게 좋은 약초는 생강과 계피입니다. 생강과 계피는 매운맛을 갖고 있고, 체표 혈관을 확장시켜주어서 찬 바람에 대항하는 기운을 키워주지요. 몸이 으스스하게 추워질 때 바로 꿀에 절인 생강과 계피를 넣고 따뜻한 물에 타서 차처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한기가 물러나게 됩니다.
소양인(少陽人) 체질
소양인(少陽人) 체질은 다른 체질에 비해 활발하고, 더위를 많이 탑니다. 그래서 환절기에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도 반팔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침, 저녁에는 반드시 얇은 옷을 덧입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양인에게 좋은 약초는 ‘방풍’입니다. 방풍은 가을철에 수확하는 나물의 일종으로 무침으로 먹거나, 장아찌를 해서 먹기도 하는데, 약용으로는 해열, 진통의 효과가 있어서 몸살감기, 열 감기에 사용합니다.
태음인(太陰人) 체질
태음인 체질은 식욕이 왕성하고 통통한 편이 많습니다. 땀이 많고, 느긋한 성향을 가지고 있지요. 환절기가 가장 힘든 체질은 바로 태음인입니다. 체질적으로 호흡기의 기운이 약하기 때문에 쉽게 천식, 비염 등의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태음인의 경우 환절기에 좋은 약초는 도라지와 오미자입니다. 도라지는 가래를 삭혀주고 목에 염증을 치료해주는 효능이 있고, 오미자는 기관지에 경련을 막아줍니다.
환절기를 건강하게 보내지 못하면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더욱 힘들어지겠지요? 여기 소개된 약초들은 감기에 많이 걸리는 환절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반찬이나 차로 먹고 마실 수 있는 약초들입니다. 일교차가 더 심해지기 전에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
리포터 : 김용삼 대전MBC의료포털 닥터人( www.drmbc.com )
도움말 : 박지호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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