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nature, 自然)이란 그리스어로 ‘태어나다’라는 뜻의 피시스(physis)에서 유래하여 태어나서 성장하고 쇠퇴하며 사멸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사회의 자연은 과거의 기계론적인 자연관에서 벗어나 환경으로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지구상의 자연환경은 유한한 공유재로 우리 모두가 소중하게 다뤄야 할 자원일뿐더러 건강한 자연환경은 인간의 건강한 생활을 담보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자연환경은 소중하게 관리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특정 이익단체나 개인이 필요 이상으로 무분별하게 개발하거나 점유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이와 같은 행동들은 많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만 하고, 때론 커다란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충청권에는 생명의 젖줄인 금강이 흐르고 있다. 한강, 낙동강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강이다. 흘러가는 강의 길이만 해도 약 400㎞(천리길)에 해당하고, 유역에는 7개 광역자치단체가 위치한다.
필자는 금강과 매우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금강의 물 관리와 관련된 논문과 현장조사, 정책연구, 그리고 금강에 대한 여러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 중에 있다. 매해 첫날에 금강발원지라 할 수 있는 뜬봉샘을 찾아 한해 일들을 구상하고 설계하곤 한다.
금강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나, 어릴 적에 친구를 금강에 두고 온 가슴 아픈 일도 있다. 공교롭게도 바로 그곳이 2012년 수십만 마리의 집단 물고기 폐사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던 곳이다.
지금의 금강은 많은 댐과 보로 막혀있다. 한마디로 물의 선순환(善循環)이 어려운 구조이다. 금강상류에는 용담댐과 대청댐, 대청조정지댐이 있고, 더 아래쪽으로 흘러내러가면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가 연달아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금강 끝자락은 금강하굿둑으로 막혀있다.
많아도 너무 많다. 막아도 너무 막았다. 그렇기 때문에 금강에서는 수질오염, 녹조현상, 물고기 떼죽음, 오염퇴적토의 축적, 큰빗이끼벌레 창궐 등 안 좋은 소식이 계속 들리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은 물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했기 때문에 빗어진 결과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라는 동요가 생각난다. 물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하고, 흘러가는 물의 일부만을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자연환경을 지키고 보전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숙제이다.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될 일도 아니다. 자연환경을 지키고 건강한 금강을 유지토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 모두의 교육을 통한 의식변화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꽤 오랜 기간 금강보호 캠페인을 펼치며, 충청권 주민에게 자연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는 대전MBC의 행보는 매우 다행스럽다. 자연환경을 알아가고 금강에 관한 정책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고마움을 느낀다.
또한, 지역 환경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관련 이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등 방송의 공익성 추구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며칠 전 대전MBC <생방송 오늘>의 박선자 PD로부터 전화가 왔다. 충남에서 추진하는 연안과 하구복원 정책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었다. 충남이 추진하고 있는 연안 및 하구복원에 대한 기본개념과 방향, 보령호를 선정하게 된 이유의 내용이었다. 방송울렁증을 뒤로 하고 나름 열심히 질문에 대해 답변을 했다. 손에 땀도 났지만 그것보다 이런 주제로 청취자들에게 정확한 자연환경에 관한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더 고맙고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사람은 존엄성과 특이성을 위해 자연환경의 영역을 벗어나거나 침범하지만 자연환경의 일부임에 분명하다. 자연환경은 끝없이 인간을 깨우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혹자는 자연을 ‘위대한 스승’이라고 표현하는가 싶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것처럼 100년 친구인 대전MBC가 금강은 물론이고 사람과 자연환경의 공생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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