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교육자의 삶을 살아오다 대청호 인근 작은 마을에 귀농을 해 감자와 토마토, 콩을 재배하며 소소한 농부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만 해오다가 막상 농사일을 시작하려니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땅을 관리하는 것부터 농작물을 건강하게 가꾸는 일은 많은 수고가 필요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위해 유기농으로 재배를 하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대전 시민들이 먹는 식수원이 되는 대청호를 바로 옆에 두고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농약이나 화학비료의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 곳으로 환경을 위해 모두가 노력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깨끗한 자연과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이 마을은 2009년 농촌체험마을로 지정이 되어 도시인들이 농촌의 문화를 느끼고 농장체험과 다양한 시골의 문화를 경험해 보는 휴양공간이 되어왔습니다.
그런 일상의 소소한 생활에서 전환점이 되어준 것은 바로 대전MBC에서 주최한 ‘고향마실 페스티벌’이었습니다 충청남도 농촌체험마을이 한 자리에 모여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특산물과 관광콘텐츠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박람회로서 우리 마을은 대전광역시 체험마을로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고향마실 페스티벌’은 단순히 시골의 풍경을 꾸미고 농촌을 홍보하는 단편적인 행사는 아니었습니다. 어른들은 어린 시절 고향에서의 추억을 떠올리고, 아이들은 자연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시골의 풍경을 즐기는, 모두가 행복한 감동의 시간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거대한 놀이시설이나 자극적인 이벤트가 아니어도 아빠와 함께 딱지를 접고, 눈앞에 날아다니는 나비를 따라 달려보고, 우리가 먹는 밥을 위해 벼를 지켜주는 오리들과 허수아비의 익살스런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각 지역마다 다양한 특산물을 활용한 농가 가공식품과 우한마디수특산물은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고 농촌체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체험마을끼리 서로 협력하여 마을을 홍보해 주고 필요한 생산물을 지원받는 교류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청호 두메마을과 같이 소규모로 농업을 운영하는 농민들은 농사를 잘 짓는 것보다 수확을 해도 판로가 없어서 한숨을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산물을 유통하는 곳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정도의 많은 생산량을 가지지 못한 소규모의 농민의 경우 아주 싼 값에 계약재배를 하거나 재래시장에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농산물을 판매하는데, 전통시장이 줄어들고 대형마트가 늘어나고 있어 판매는 더욱 어려운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대전MBC 야외주차장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2시부터 소규모의 농민을 위한 직거래장터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바로 ‘충청남도 로컬푸드 푸른밥상 직거래 장터’입니다. 이곳은 대전, 충남, 세종 지역의 농축특산물을 한 자리에 모아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는 직거래 방식의 장터로 유통마진이 없어 가격의 거품을 줄이고 생산자가 당일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저렴하고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우리 체험마을과 같이 작은 텃밭과 소규모 품목을 재배하는 농가에게 이러한 판로가 생겼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작은 시장에도 존재하는 장터 사용료와 상인단체의 압력으로 소규모 농가는 생산물이 있어도 쉽게 판매가 어려운 현실에, 그 흔한 자릿세도 없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텐트와 의자, 농산물을 진열할 수 있는 테이블까지 무료로 제공해 주었기에 너무 고맙고 감동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대표 언론사답게 대전MBC의 운영방식은 너무도 체계적이고 꼼꼼했습니다. 매주 농산물의 물가동향을 파악하고 시세의 흐름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운영방식은 대형마트와 불리한 경쟁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향상시키고 판매율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항상 농산물의 신선도와 품질을 체크하고 꾸준하게 관리하며 장터의 이미지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주었기 때문에 고객들의 신뢰가 더욱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FNC(대전MBC 농업회사법인)의 새로운 농가교육방식은 마케팅과 비즈니스에 약한 농민들에게 농산물의 전반적인 판매 전략과 마케팅 노하우를 지도해주었고, 농산물에 따른 다양한 홍보행사와 이벤트는 계절에 따라 수확시기가 비슷한 다수의 농산물 때문에 걱정하는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농가소득을 올려주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과연 잘 팔릴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장터에 참여했던 대청호 두메마을 가족들도 점점 다시 찾아오는 단골들이 늘고 함께 참여하는 이웃농가들과 친구가 되어 장터에서 일하는 고된 시간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야외주차장이란 노지에 펼쳐지는 장터이다 보니 변화무쌍한 날씨와 강렬한 햇빛, 푹푹 찌는 폭염에 하루를 견디기도 힘들지만 이곳에 찾아오는 고객들은 계속 늘어가고 있고 장터에는 더욱 많은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로컬푸드 푸른밥상 직거래 장터’는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는 장소가 아닌 농촌과 도시가 공존하고 농민과 도시인이 한 자리에 만나 정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소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뉴스와 다양한 교양, 문화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지역의 대표 언론사 대전MBC는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초보농부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물했고, 농산물 수입개방과 대형마트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한숨짓던 지역의 소규모 농가에게 새로운 판매방향을 제시하는 멋진 활약을 해주었습니다.
'M사모광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과 자연환경의 상생을 생각하는 대전MBC (0) | 2016.08.11 |
---|---|
‘친구’에 대한 단상 (0) | 2016.08.05 |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좋은 콘텐츠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 (0) | 2016.07.21 |
어느 청소년의 꿈 (0) | 2016.07.14 |
대전MBC와 더불어 (0) | 2016.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