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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사모광장

‘친구’에 대한 단상

대전MBC와 연을 맺은 이후 처음 접하게 된 대전MBC 홈페이지를 보는 순간 ‘100년 친구 대전MBC’ 라는 아주 정감어린 슬로건이 저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친구(親舊)의 사전적 의미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이라고 나옵니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친구 즉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느냐고 서로에게 묻곤 하죠. 사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 있게 “나는 몇 명의 친구가 있다”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저 역시 진정한 친구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자문해봅니다. 한 명, 아니면 두 명? 쉬이 떠오르지 않는 건 제가 인생을 잘못 살아온 탓일까요?

 

이런 의문에 아쉬움이 가득한 요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친구 몇 명과 함께 친구가 귀향을 준비 중인 충북 괴산의 한적한 시골 마을로 1박 2일의 여행을 별 고민 없이 다녀왔습니다. 이런 수고로움도 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 은퇴를 하고 나면 나와 평생을 함께 할 친구가 과연 몇 사람이나 남을까 라는 걱정이 앞선 까닭입니다.


친구와 관련된 얘기를 조금 더 하고자 합니다. 중학생 시절 누군가로부터 들었던 ‘부모를 팔아 친구를 사라’는 의미심장한(?) 얘기는 저에게 무척 가슴에 와 닿았던 문구였습니다. 이를 실천하기는 하였으나 그 후유증이 엄청났던 중한마디학교 시절의 아픈 기억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렵니다.


제가 기억하기에 1980년 12월 고등학교 연합고사를 치른 뒤의 에피소드입니다. 중학교 3학년 연합고사가 끝난 그 해 크리스마스이브(하필이면 아버님 생신과 겹친 날)에 당시 대학생이던 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친구 몇 명과 함께 다른 동네로의 1박 2일 원정여행을 감행하였습니다. 형의 만류에 따른 후사가 걱정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제 자신을 다독였던 문구는 ‘부모를 팔아 친구를 사라’는 그 한 마디였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즐거움을 뒤로한 채 혹독했던 후유증은 아직도 제 가슴속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당시 1박 2일의 여행에서 돌아 온 크리스마스 날 저녁 형으로부터 난타(?)당한 얼굴, 다음 날 도저히 학교에 갈 상황이 아니었을 정도로 몰골이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거울을 친구삼아 계란으로 마사지 하면서 학교를 하루 쉴 수밖에 없었던 슬프고도 아련한 기억은 지금도 가끔 형과의 대화 시 안주거리가 되곤 합니다. 다행히 당시는 연합고사 이후라 학교를 가지 않아도 결석 처리는 되지 않았죠.

 

참고로 저에게는 6살 터울의 형이 있는데 어릴 적엔 정말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형이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시골집으로 온다는 연락이 오는 날에는 어머니를 비롯한 온 집안 식구들이 집안 곳곳을 청소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내곤 했습니다. 형과 저는 서로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한 지금에야 아주 좋은 관계로 집안의 대소사를 격의 없이 의논하는 사이입니다.


당시 저에게는 그만큼 친구가 소중한 단어로 각인되었던 시기였습니다만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과 결혼 등의 이유로 바쁘게 사느라 친구라는 존재를 소중하게 생각했던 그 시절은 아주 까마득해 보이기만 합니다. 물론 전혀 만나지 않았던 건 아니나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맘 편히 만나 평생 추억으로 되새길 만한 사건이나 기억들을 갖지 못했던 게 현실이었습니다. “왜 이리 사나?”하는 후회도 있지만 현실의 벽은 더없이 높아만 보입니다.


급기야 이제라도 평생 함께 할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바심에 몸 둘 바를 모르는 시간들이 점점 늘어만 가는 즈음에 마주하게 된 ‘100년 친구 대전MBC’라는 슬로건은 새삼 친구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개인적으로도 대전MBC에 더없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대전MBC가 ‘친구’ 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상 이유 불문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저도 대전MBC와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100년 친구로서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죠.

 

언론의 역할인 정론보도를 비롯해 지역 내 좋은 소식과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안들을 하고자 불출주야 노력하고 계신 대전MBC 모든 분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영원토록 지역 내 좋은 소식과 정보들을 찾기 위해 현장 곳곳을 발로 뛰고 가슴으로 품어 진정성을 표출하면서 지역민들의 영원한 친구로 남아 100년 아니 200년, 300년 영원한 친구로 남아 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