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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창

‘매브릭’ 대 ‘아웃사이더’

 

‘매브릭’ 대 ‘아웃사이더’

지난 달 28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했습니다. 공화당은 이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를 공화당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양당이 공식적으로 후보를 선출하면서 미국 대선 레이스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동안은 주요 정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이었지만 이제 예선을 끝내고 본선에 돌입한 것입니다.


미국의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재미있습니다. 민주당은 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의 후보로 여성을 올려놓았고 공화당은 선거와는 무관했던 ‘비정치인’ 후보를 선출했습니다. 말하자면 기성 정치인의 다수를 점했던 백인 남성 정치인이 아닌 여성과 비정치인을 등장시켰다는 것이지요. 그런면에서 본다면, 물론 지난 번 선거도 이례적이었습니다. 흑인과 여성 간의 대결이었으니 말이지요. ‘소수자’ 간의 대결에서는 흑인이 승리를 거머쥐었는데, 비정치인과 여성 간의 대결에서는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전 세계 정치가 점점 전통적인 양태에서는 벗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정계에서 수 십 년 동안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 아닌 참신한 인물들이 권력의 정점에 오른다는 것인데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전문 용어로 표현하면 매브릭(maverick)과 아웃사이더(outsider)들이 정치판을 흔든다는 겁니다. 매브릭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비전통적이고 독자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라고 할 수 있겠지요.

트럼프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대단히 ‘비전통적인’ 인물입니다.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는 정치를 한 경력이 없습니다. 또 전통적인 정치인들이 여론을 의식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야기하고 용어 선택에 신중하다면 트럼프는 과격하고 ‘정치적으로는 잘못된(politically incorrect)’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는 거지요. 여성들에 대한 수많은 비하 발언, 모슬렘들에 대한 편견이 드러나는 발언들을 했다거나, 심지어는 방송 카메라 앞에서 욕설을 하기도 합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주한미군 부담금을 한국이 지불해야 한다거나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거나 하는 발언을 해서 우리나라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아웃사이더(outsider)의 대표적인 인물은 힐러리 클린턴입니다.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의 주요 정당 대선 후보로 첫 여성으로 기록되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흔히 미국이 ‘여성의 천국’처럼 거론되기도 하지만 유독 정치에서 여성들은 뒷자리로 밀렸던 것이 미국이었습니다. 보수적이라고 하는 한국에서 이미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미국에 여성 대통령 후보가 없었다는 것이 매우 낯설게 느껴집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을 보면 사실 정치가 아웃사이더 쪽으로 흘러간다는 걸 실감하게 되는데요, 레이건 대통령은 배우 출신이었고 카터 대통령이나 빌 클린턴 대통령도 지방 출신의 영향력 없는 정치인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거기에 정점을 찍었던 소수자 흑인 출신의 대통령이었지요. 그러니까 미국민들도 정치만 계속하면서 ‘양극화’를 강화해온 수도 워싱잘못된턴 출신의 전문정치인(정치꾼?)들에 식상해졌다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힐러리에 대해 그녀는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인사이더’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8년간의 백악관 생활에 ‘부자 주’인 뉴욕 주의 첫 여성 상원의원을 지냈으니 성만 소수자인 여성일 뿐 이미 강력한 정치인이라는 비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대통령 후보라는 점이 주는 메시지는 큽니다.

 

‘내 배가 고파봐야 하인들 배가 고픈 것을 안다’는 옛말은 고관대작일수록, 또 높은 정치인일수록 서민들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고관대작의 가문에서 태어나 ‘금수저’나 ‘엄친아’로 살아온 정치인들이 서민들의 아픔을 알 수 있겠느냐며 반문을 하는 것이 ‘매브릭’과 ‘아웃사이더’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아니라 ‘우리’ 중의 하나가 정치를 해야 우리의 아픔과 어려움을 알 수 있지 않겠냐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유력 후보들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그 전에 결과가 나오는 미국 대선은 힐러리와 트럼프 중에 누가 되더라도 전 세계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 확실합니다. ‘매브릭’이냐 ‘아웃사이더’냐, 어느 쪽이어도 혁명입니다.

 

대전MBC 사장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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