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의 노래에 맞춰 방송댄스를 선보이다가도 흘러간 가요가 나오면 막힘없이 따라부른다. 흥이 많아 학창시절 뮤지컬 객원 배우로 무대에 섰던 경험 때문인지, 라디오가 주 무대인 그녀는 카메라 앞에서도 빛이 난다. 아직 얼굴보다 목소리가 익숙한 그녀, 장상아 리포터의 모습이다.
“안녕하세요, 퇴근길 시사 정보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오늘>의 취재 리포터 장상아입니다.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과 화제의 현장을 찾아가는 <오늘의 현장>과<현장 리포트> 코너로 청취자와 만나고 있어요. 가끔 <생방송 아침이 좋다>를 통해 얼굴인사도 드리지만, 아직 취재 현장에서 알아보는 분은 없어요. 하하.”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담다
대전에서 나고 자라 지역에 대한 애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장상아 리포터는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개구쟁이처럼 웃는다. 오목조목 균형 잡힌 이목구비에 ‘이런 눈빛이라면 허접한 옥장판이나 정체불명의 정수기도 너끈히 판매할 수 있겠다’싶은 선한 눈빛이 잠시 상대방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오히려 상대편 쪽에서 ‘받고, 한 개 더!’를 외칠지도. 어쩌면 이런 선한 눈빛 덕에 소형 녹음기 하나로 현장의 사람들을 사로잡고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일단, 현장이 좋아요. 제가 얻는 점이 많아요. 노인카페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여유롭지만 쓸쓸한 일상이라든지, <현장 리포트> 취재중 노인 학대 실태에 관한 인터뷰를 하며 예상보다 참담했던 실태에 분노하기도 했어요. 피해 어르신께 물어보기도 죄송하고 급기야 눈물이 나서 인터뷰가 중단되기도 했어요.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그럴수록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많이, 진실하게 전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죠.” 누구의 잘못으로 청춘이 소멸한 것이 아니건만, 고려장이 오히려 미풍이었다는 씁쓸한자조까지 불러일으키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목격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어둠이 있다면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며 그네들의 삶을 담담히 지켜오는 밝은 이웃들도 존재했다. 어려운 농가에 선뜻 두 팔을 걷어붙이고 돕는 고마운 이웃이나 부지런한 꿀벌이 채운 벌통을 수확하는 현장은 꿀처럼 달콤하고 따뜻하다. 당연한 듯 오늘을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이지만 결코 소중하지 않은 현장이 없다. 그럴수록 녹음기를 잡은 손엔 힘이 바짝, 들어간다.
장상아가 충청을 사랑하는 방식
“자주는 아니지만 <생방송 아침이 좋다>를 통해 시청자와 만나는 기회가 있어요. 프로그램진행 중 메이크오버 모델로 서거나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대한 대처 요령 등을 전달할때, 그리고 잠깐 기상캐스터로 뉴스투데이에서 날씨를 전하기도 했죠.”
현재 날씨를 전하고 있는 유경원 기상캐스터를 대신하는 일일 기상캐스터였지만 불쾌지수 높았던 여름날 청량감 있는 장상아 리포터의 음색은 하루의 시작을 산뜻하게 열어주기충분했다. 흥이 많은 목소리라 언제나 높이 떠 있다며 무거운 사안을 전할 때는 톤 낮추기에 정신을 집중한다. 명징하게 쏙쏙 들리는 발음조차 정작 본인은 ‘교정 중’이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어릴 때부터 소망했던 MBC 리포터란 꿈을 이루고 보니 ‘MBC 리포터는 다르다!’는 평가도 받고 싶었다. 그래서 늘,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 발음 연습은 물론 거절당한 인터뷰이에게 두 번 세 번 녹음기를 들고 찾기도 한다.
“전 리포터 일이 정말 좋아요. 취재 동안 특수 차량은 다 타 본 것 같아요. 소방차, 구급차,경찰차, 도로청소차, 택배차, 지하철 기관실 등등…. 아직 헬기만 못 타봤어요.(웃음) 그렇게 현장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단순히 방송용이 아닌 지역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지역에 대한 애정만큼 발로 뛰어, 지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리포터로자라고 싶어요. 제가 충청을 사랑하는 방식이죠.”
안시언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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