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일상에서 TV는 반드시 필요한 매체입니까?”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는 사람들은 6년 전만 해도 6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44.1%로 떨어졌다. TV의 위상이 변화하는 동안 2012년 24.3%에 머물던 스마트폰이 무섭게 추격하더니 46.4%를 기록했다. ‘필수 매체’로서 스마트폰이 부동의 1위였던 TV를 제친 것이다(출처: 2016 미디어통계 수첩,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디어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는 콘텐츠 생산 방식의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뉴스 역시달라진 환경과 다양화하는 뉴스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디지털 뉴스로 전환해야 한다. 세계 미디어 산업계에 큰파장을 부른 뉴욕타임즈의 혁신(innovation) 보고서에서 익히 드러난 것처럼 디지털을 우선하는(digital first) 전략은 이미 많은 언론사들이 선택이 아닌 생존 방법으로서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방법과 대안 모색에는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출발점은 뉴스 소비 행태의 분석에 있다. 최근 발표된 저널리즘 연구를 위한 로이터 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Journalism)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은 5만 명의 설문을 바탕으로 26개 나라의 ‘뉴스 상황’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국에서 우선 눈여겨 볼 포인트는 충격적인 신뢰도 조사였다. 기자와 언론사에 대한 신뢰도가 각각 17%에 불과했고 22%만 뉴스를 믿는다고 답해 뉴스 신뢰도가 26개국 중 25위였다(그림 1). 아무리 형식이 화려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뉴스 소비자들의 믿음을 얻지 못하는 이상 그 효용과 가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디지털 전략을 세우기에앞서 ‘좋은 언론’의 방향부터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국내 뉴스 소비자들이 연성 뉴스(soft news)를 경성 뉴스(hard news)보다 더 찾는다는 속설도 보고서에서 어느 정도 입증됐다. 다른 나라의 연성 뉴스 선호도는 26%를 넘지 않았지만 유독 한국과 일본만 30%를 넘었고 반대로 경성 뉴스 선호도는 50%로 가장 낮은 편이었다(그림 2). 또 포털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한 현실에서 뉴스 검색을 위해 언론사 사이트를 직접 찾는 비율이 13%(25위)에 불과했으며 뉴스 소비에 이용하는 SNS는 외국에서 페이스북이 압도적인 반면(44%) 국내에서는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이 24%와 22%로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방송·뉴미디어 통계정보시스템 KISDI STAT에 따르면 2015년 국내 SNS의 이용률이 카카오스토리 45.7%, 페이스북 30%라는 결과도 있다). 이러한 지역적 특수한 여건은 물론 디지털 뉴스 전략에서 반드시 고려할 부분이다.
디지털은 방송 뉴스 시장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뉴스 소비자들의 생각을 읽고 수준 높으면서도 유익한 콘텐츠를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하는 의무는 더 무겁고 절실하게 이행되고 있다. 하버드대 니만 저널리즘 연구소장인 조슈아 벤톤이 지적한 것처럼, 도도한 변화의 물길에 놓여진 미디어 종사자들에게 주어진 선택은 두 가지다. 가라앉을 것인가, 헤엄칠것인가?(sink or swim?)
안준철 기자 | 보도국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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