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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초대받은 그들이 쏟아내는 감동의 이야기 <MBC 초대석> 제작기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누군가가 출연해 정보를 제공하고,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나 감동을 선사할 때 가장 큰 아쉬움은 시간의 제약이 아닐까 싶다. 10분 안팎의 짧은 시간동안 시청자와 청취자에게 매력이나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방송 제작자나 진행자가 선호하는 게스트일 것이다.


지난 5월 라디오 춘하개편으로 새롭게 신설된 <MBC 초대석>은 시간적인 면에서 조금은 여유를 갖는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이야기보따리를 풍성하게 풀어낼 인물 찾기가 가장 큰 과제이다. 나는 그동안 제작자들이 발굴하고 섭외한 인물과 인터뷰를 잘 이끌었던 진행자의 역할을 주로 해왔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청취자에게 40분의 시간동안 여운과 미소를 안겨다줄 인물을 찾는 역할, 인터뷰의 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익숙하지 않은 역할로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도 진행형이지만, 녹음하면서 듣게 되는 그들의 이야기와 잔잔한 감동 속에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중이다.


6월 5일 첫 방송의 게스트는 작가의 추천으로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을 초대했다. 현충원장을 대전에서는 가장 오랫동안 지내신 분이기에, 또 호국 보훈의 달에 듣는 그의 이야기에 관심이 모아졌고, 원고 없이 술술 말이 나오는 그의 입담과 현충원장으로서 24시간 가져야하는 사명감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2회 때는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이었던 변평섭 칼럼니스트에게 언론의 바른 역할이 무엇인지, 그리고 꿈꾸었던 행복도시의 모습들을 듣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고, 3회에서는 당시 한창 연승가도를 달렸던 한화이글스의 레전드 송진우 씨를 만나게 되었는데, 야구광인 박윤희 아나운서의 신나는(?) 질문 속에 쏟아낸 그의 야구일화와 대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인내했던 과정을 듣게 된 시간이었다.


섭외의 가장 큰 어려움은 출연자를 방송에 초대한 명분과 시의성일 것이다. 간혹 딱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이 시기에 왜 그 출연자를 섭외했는지 공감이 가야 성공적인 섭외이고, 게스트의 솔직한 속내이야기가 더해져 성공적인 방송이 되는 게 아닌가 한다.


4회에서는 때 이르게 찾아온 더위로 인해 건강을 생각하게 하는 시기여서 충남대학교 이계호 교수를 초대했다. 물 마시기부터 매실 원액 담그기, 보양식의 탁월한 선택, 아침식사의 중요성 등 이교수에게 듣는 먹을거리와 건강관리의 소중함은 나에게도 교훈으로 다가왔다.


5회에서는 7월 첫 주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이자 대전 여성운동의 대모로 알려져 있는 안정선 교수를 모셨다. 6회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무동력, 무기항, 무원조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승진 선장을 모셨다. 다큐멘터리 피디에서 모험가가 되기까지의 변신 과정, 생명의 위기를 수없이 극복했던 바다에서의 항해 이야기는 40분의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오는 17일(일)에 방송될 7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국립대학병원장인 충남대병원 김봉옥 원장이 출연할 예정이다.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보여준 봉사하는 삶의 뒷이야기를 들어보고, 의료혜택 소외지역을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 가는 그녀이기에 훈훈한 데이트가 기대된다.


MBC 초대석이 게스트에게 선사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있STORY다. 바로 게스트와 제작팀이 함께 사진을 찍고 앨범에 담아 출연기념 액자를 선물한다는 것이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일일 수 있지만, 이러한 작은 정성이 출연자들에게 대전MBC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늘 3층에 내려와 사진을 찍어주는 경영심의부의 서지은 씨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MBC 초대석>이 대전MBC 라디오를 대표하는 토크 프로그램으로 자리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신다. 김미리 편성제작국장의 꾸준한 조언과 섭외의 도움, 이재우 제작부장의 중립적인 판단력은 부족한 나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고, 안소라 작가의 사전 질문지를 위한 꼼꼼한 조사는 나의 오른쪽 날개, 게스트의 말을 진심으로 경청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내는 후배 박윤희 아나운서는 왼쪽 날개로 자리하고 있기에 나름대로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있다. 게스트를 찾고 섭외에 성공할 때의 기쁨과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녹음과 편집 과정은 또 다른 희열을 안겨주고 있다. <MBC 초대석>이 단기간이 아닌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하며 장수할 수 있도록 기반을 잘 마련하고 싶다.

 

 

임세혁 차장 | 편성제작국 제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