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어로 축제의 사전적 의미는 ‘신에 대한 사랑의 증명’이다. 라틴어로 축제는 페리아에(feriae)라는 어원에서 나왔다. 페리아에의 의미는 인간의 세속적 활동과 물질적 관심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이다. 그리스 축제의 종교적 특징은 ‘축제’라는 이름에서 뿐만 아니라 제의행위, 제의장소, 제의에 쓰이는 도구를 지시하는 이름에서도 나타난다. 그리스인들에게 축제기간은 ‘신성한 시간’을 의미했다. 축제기간에 그들은 신을 찬양하고, 신적 존재가 축제에 함께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스인들의 축제에 대한 인식은 플라톤에게서도 발견된다. 그에게 축제는 삶의 역경을 일시적으로 잊고 휴식을 취하는 인간과 신의 교섭의 시간이자 장소이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에서도 플라톤적인 축제의 의미가 발견된다.
‘축제’라는 말에서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A는 연예인이 초청되는 축제 개막제, 노래대회, 과별 주점에서 공감이 오가는 우리네 대학축제를 떠올린다. B는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루에서 매년 2월말~3월초에 4일 동안 밤낮없이 거행되는 삼바퍼레이드의 춤추는 삼바미녀를 떠올린다. C는 뮌헨의 10월 축제에서 3,000여명이 한꺼번에 맥주를 즐기는 천막술집을 떠올린다. 그런가 하면 D는 만국기 아래 펼쳐지는 카니발의 꽃마차 경연, 기마행진, 가장행렬, 꽃종이 뿌리기 등을 생각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축제의 이미지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놀이적 즐거움’, ‘즐거움의 표현’으로 축제한마디이미지이다. 그런데 이러한 축제에 대한 이미지의 정형화는 축제가 주는 산출 효과이거나, 또는 우리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유희적 충동의 축제적 발현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공부하기 싫다”, “일하기 싫어요”,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 “심심해 죽겠다”는 말들을 한다. 이 대화문장들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어려움으로부터 탈출, 즐거움과 흥미에의 동경과 추구를 표현한 문장들이며 생활 속에서 흔하게 주고받는 대화문장이다. 일상화법에서 ‘놀고 싶어 하는 나’, ‘즐거움을 찾고 싶어 하는 나’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어떤 전래민요는 심지어 ‘젊어서 놀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인간은 인간 자신의 자기 이해만큼 늘 합리적 사건에 관여하고 이성적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일상에서 가장 비합리적인 사건인 연애사건의 당사자가 되기도 하고, 연인, 가족, 친구, 동료들과 ‘어떻게 여가를 즐기고 향유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이성의 신화에 웅크렸던 ‘놀고 싶어 하는 나’, ‘욕망하는 나’는 문화산업, 관광레저산업에 의해 포섭된 오늘날의 생활세계에서 더 이상 구석진 자리에 있기를 원치 않는다. ‘향유하는 자아’는 논리적 세계, 로고스중심주의라는 근대적 우상의 동굴을 빠져나와 ‘억압된 육체’를 해방시키고 ‘감각적 이미지’ 세계를 체험하는 새로운 놀이의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사실 오늘날의 문화, 관광레저 산업은 “얘들아 더 이상 노동을 생각지 말아라, 놀아라, 내가 너희를 충분히 즐겁게 해 주마”, “열심히 일한 당신, 여가와 휴식할 특권이 있다”, “당신만이 이 놀이의 주인공이다”라고 강변한다. 이들은 이익극대화 논리에 따라 문화소비자들의 소비충동 욕구를 지나치게 자극하는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놀이 속성’을 역설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프리드리히 쉴러는 『미적 교육에 대하여』에서 인간은 ‘놀보여주다이충동’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놀이충동이 가장 잘 표현되는 것이 축제시간이며 인간의 놀이충동은 (축제)시간 속에서 (축제)시간을 넘어서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제는 방송의 역할이 단순한 정보제공의 단계를 뛰어넘어 여가와 놀이의 욕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생겨나고 있고 증가추세에 있다. 놀이와 일상속의 시청자들이 대전MBC를 통해서 놀이 충동을 해소하고 축제와 같은 즐거움과 여가를 향유했으면 한다. 여가시간의 증대와 놀이욕구의 급증에 맞추어 대전MBC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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