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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우리들의 영원한 오빠! 가수 남진

 

“어이구... 참 거시기허네.” 별 것 아닌 한 마디에 꺄르르- 방청객들이 순식간에 여고 시절로돌아갔다. 일흔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는 목청과 활기찬 스텝! 대한민국의 여심을 들었다 놨다-하는 영원한 오빠, 가수 남진이 <허참의 토크 & 조이>녹화장을 찾았다.

남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게 허리가 옛날 같지가 않아서- 스텝이 제대로 밟힐까 모르겠네.”
너스레를 떠는 것도 잠시. “두두두두두두-”‘둥지’의 전주가 쏟아져 나옴과 동시에, 남진은 2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갔다. 온 몸과 표정을 총 동원한 열정이 넘치는 무대. 자연스레 그를 지켜보는 방청객들의 두 눈에선 하트가 무한 발사된다. 이쯤 되면 여기가 녹화장인지 콘서트장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 남진은 이어진 신곡 무대에서 지난 일 년간 갈고 닦은 랩 실력을 뽐내 모두를 놀래 키기도 했다.

 

 


영원한 오빠, 남진
“제대하고 첫 무대였을 거예요. 공백이 있었으니까 과연 팬들이 날 기억하고 있을까. 걱정이많이 됐죠. 무거운 마음으로 무대 위에 올라가는데, 순간 함성이 울려 퍼지더라고. ‘오빠!’ 아직도 힘이 들 땐,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죠.”

 

남진이 유난히 ‘오빠’란 호칭을 좋아하는 이유는 월남 파병을 마치고 돌아와 열었던 첫 리사이틀의 기억 때문이다. 그는 대중이 자신을 잊었을까 걱정했고, 대한민국 최초로 ‘팬클럽문화’를 일구었다 평가받는 그의 팬들은 ‘오빠!’하는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그의 무대에 답했다. 반짝, 청춘스타로 가수 인생이 끝나는건 아닐까 걱정한 건, 역시나 기우였다.

 

남진, 나훈아를 말하다.
“그 때는 참, 분위기가 그랬어요. 나훈아 씨와 그렇게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는데도, 서로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달까. 지금은 정말 꼭 한번 기회가 생긴다면 같은 무대에 서 보고 싶어요.”


입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거들었을 ‘남진 대 나훈아’ 라이벌전에 대해서도 남진은그다운 솔직한 답변을 남겼다. 여전한 현역으로 신곡을 내놓고 콘서트를 여는 남진과 칩거에 들어가 많은 팬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 나훈아. 성사만 된다면 대한민국이 뒤집어질 일. 두 전설의 합동 공연을 기대하는 게 어디 남진 뿐일까.

“건강 관리가 중요하죠. 계속 노래하기 위해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좋은 것도 많이 먹고 있습니다.”

 


데뷔 51주년을 맞이해 전국 투어 콘서트에 나선 가수 남진. 그는 이번 콘서트에서 5시간동안 70곡을 혼자 소화해 낸다. 아무리 체력 관리를 한다 한들 팬들과 노래, 그리고 무대에 대한 열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80세, 90세, 계속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길바라는 거죠. 그게 꿈입니다.”


순간처럼 지나간 그와의 두 시간. 남진은 전설이란 이름에 걸맞은 품격과 함께 시대에 따라 자신을 바꾸어 나가는 투혼을 보여주었다. 반백년이란 세월이 무색하게 여전히 무대에서반짝 거리는 가수. 남진은 영원한 오빠이자, 여전한 슈퍼스타였다.

 

강미희 |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