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제 머릴 보면, 미용실에 다녀온 줄 아는데, 이 머리가 딱 30초면 완성되는 머리예요.염색도 손질도 하나도 안 한 그냥 제 머립니다.”
그 말처럼, 꾸미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을 선보인 이 남자! ‘진짜 사나이’로 제 3의 전성기를 맞이한 가수 겸 배우, 이동준이 <허참의 토크&조이> 녹화장을 찾았다. 그의 등장과함께 술렁이기 시작한 방청석. ‘아유 잘생겼네~’, ‘멋져요!’... 수줍은 누님들의 감탄을 뒤로한 채 무대에 오른 그는 연신 보조개를 만개하며 타이틀곡‘누나야’를 열창했다.연기와 예능에 가려져 빛을 못 봤던 그의 가창력에 한 번, 그리고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솔직했던 답변들에 또 한 번 놀랬던 그와의 두시간. 이동준은 진짜, ‘진짜 사나이’였다.
거칠던 그 남자, 진짜 사나이가 되다
“솔직히,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군대라고 해도 방송이니까 좀 봐주지 않을까.그런데 정말 단 한 순간도 봐주지를 않더라고요. 훈련 받는 내내 계속 혼났어요.” 태권도 국가 대표 선수 시절, 메달을 획득하며 군대를 면제받은 이동준. 이른바 군대 무식자였던 그는 담배 한 보루를 짊어진 채 훈련소를 찾았다가 ‘구멍 병사’로 낙인찍히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치는 의욕 하나를 믿고 분대장 역할까지 자원하고 만 이동준! 결과는 예상 대로였다. 후배들에겐 민폐만 끼쳤고자신 역시 아들뻘 조교들에게 하루 종일 지적만 당하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움츠러들지 않았다는 이동준. 다리가 벌벌 떨릴 정도로 무서웠다는 레펠 하강을 두 번, 세 번 계속 시도한 끝에 결국 완벽하게 해냈다는 너스레를 들으며, 이 남자, 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사는 건지가 몹시 궁금해졌다.
남자는 물러서지 않는다
“클레멘타인? 그 영화 얘기만 나오면 화가 나죠. 빚이 몇 십억이었는데 그걸 갚으려고 부산으로 가서 밤무대를 뛰었거든요. 한 겨울에 보일러도 17도 이상 안 올리고 살던 시절이에요,그 때가.” 다른 사람 같으면 그 힘겨움에 몸이 움츠러들 법도 하건만, 그는 달랐다. 후배가 제안한투자를 또 선뜻 받아들여, 힘겹게 갚은 빚을또 다시 불려놓았다고.
“건물을 살 때는 몰랐는데, 빚이란 게 이자까지 하면 나가야 할 돈이 어마어마하잖아요?시간은 또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그 때는 정말 눈 깜빡 하면 돈 갚아야 하는 날짜가 돌아왔어요.” 일단 저지르고 나서, 어떻게든 뒷수습을 하고야 마는, 어떻게 보면 대책 없고 어떻게 보면 강한 책임감의 소유자. 그렇게 살다보니 그에게 지금 가장 무서운 건, 다름 아닌 십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사랑, 아내다.
“제가 세상 무서운 사람이 없는데 아내는 무서워요. 집에 들어가면서 ‘나 왔어’ 하는데 아내가 답이 없다? 기억을 더듬기 시작하는 거죠. 내가 혹시 또 뭐 잘못한 게 있나, 기억을 해내야 하니까요.” 혹시나 아내가 살짝 삐쳐있는 날엔 그 앞에서 애교 만점 알몸 댄스를 선보여 아내의 마음을 풀어준다는 이 남자! 생일날, 깜짝 놀랄 액수의 돈다발은 기본이라니, 어떤 여자라도 넘어가지 않을 방도가 없다.
대한민국 최고의 트로트 가수를 꿈꾸다
“음반을 내면서 생각한 게 있어요. 내 라이벌은 이 사람 밖에 없다! 그 사람이 누구냐면 나훈아 씨예요. 나훈아 씨가 활동을 안 하는 동안, 그 분 팬을 전부다 제 팬으로 만들어버리려고요.” 트로트의 황제 나훈아를 라이벌로 상정하고 시작한 가수 생활. 녹화 시간이 끝나 갈 때즈음이 되자, 어쩐지 이동준이라면, 정말 나훈아와 자웅을 겨루는 트로트 가수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마, 녹화장안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을 터.‘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이 시대의 진정한 돈키호테, 이동준. 나훈아가 되지 못하면 또 어떠랴. 나훈아 역시 그가 가진 매력은 절대 넘볼 수 없을 것이니 말이다.
강미희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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