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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차가운 열정으로 충청의 아고라를 지킨다

차가운 열정으로 충청의 아고라를 지킨다

 

토론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인상에 큰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토론의 시작부터 끝까지 흐름을 좌우한다. 그리고 패널 간 의견 충돌과 갈등, 때로는 무분별한 인신공격까지 행해지는 토론에서 현명한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전MBC <시사광장>의 진행자 송인암 교수를 만나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무엇이 ‘우리 지역’을 위해 필요한 것인가?
“대부분 토론 프로그램이라면 양 진영이 나와 싸움을 해야 한다는 편견이 있어요. 물론 그럴 때도 있지만 <시사광장>은 지역 안에서 발생한 현안을 주요 토론 주제로 삼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무엇이 우리 지역을 위해 필요한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죠. 송인암 진행자는 작년 7월부터 대전MBC <시사광장>의 진행을 맡았다. 대전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일까, 송 교수가 바라보는 지역 현안에 대한 시선에서 남다른 애정이 엿보인다.“일요일 아침 7시에 시사 프로그램을 꼭 챙겨보는 사람은 많지 않죠.웃음이 필요한 사횐데 머리 아픈 토론이라니.(웃음) 하지만 지역민으로서 꼭 알아야 하는 ‘우리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장입니다. 시청률을 초월해 반드시 있어야 할 프로그램이 <시사광장>이죠.” 1년 남짓 진행하며 기억에 남았던 토론도 있었다. 지난해 8월 10일 방영한 ‘4대강 사업 그 후, 금강의 변화는?’에서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논란이 그것이다. “수자원공사 댐유역관리처장과 공주대 정민걸 교수의 토론이 인상적이었죠. 헌데 토론이 과열되면서 녹화가 끝났는데도 장외로 번져서 처장님 수행원과 공주대 교수의 설전이 계속됐어요. 이런 토론은 사실 ‘장외 경기’가 더 볼 만했어요. 주제의 민감성을 잘 대변해주는 시의적절한 토론 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기분 좋은 긴장감을 즐긴다
그런가 하면 사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송 교수의 진땀을 빼는패널도 있다. “질문을 했는데 ‘난 준비 안 했는데요?’라는 답변이 돌아오거나 엉뚱한 대답을 하는 패널이 더러 있어요.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해당 패널의 발언 시간이 줄어들죠. 그걸 보고 ‘편파적이다’라고 오해도 받았어요. 반면 준비도 철저하고 달변가여서 토론 내내 명쾌한 답과 의견을제시하는 패널도 있어요. 메르스와 관련된 토론이었는데 안준철 기자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프로그램은 사전에 녹화를 통해 방영하지만 토론이란 특성상 ‘커트’없이 진행한다. 생방송과 다름없는 녹화 진행과 쏟아지는 조명, 그리고 사방에 도열된 카메라 앞에서 긴장감이 없을 리 만무하다. “지금도 녹화 전이면 심장이 쿵쾅거려요.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 선수의 심정이 이렇겠구나 싶죠. 최선을 다하되 실수는 절대 하지 말자고 다짐해요.”그러나 토론회가 거듭될수록 입안 바싹 마르던 긴장감은 기분 좋은 설렘으로 바뀌었다.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s)의 스릴감처럼, 토론 프로그램은 그에게 매력적이다.


“평소 운동 강도가 높은 편이에요. 자전거 라이딩, 조정, 마라톤, 농구를 좋아하고, 한번 시작하면 몸이 나가떨어질 때까지 해서 취미가 아니라 중독 수준이죠. 운동 덕분에 카메라와 ‘기싸움’할 때 도움 좀받은 것 같아요.(웃음) ” 실물보다 화면이 낫다고 농담을 던지자 “카메라 체질인가 보다”며 껄껄 웃는다. 웃음 많고 정 많은 송인암 교수. 지역사회에 그가 기여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고 추신을 단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시사광장>을 통해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긍정적인 결과로 맺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 우리’의 터전에서 일어나는 일이잖아요. 관심과 참여로 터를 가꿔야죠. 우리 함께요.”

 

안시언 | 사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