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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혹한 속 봄바람 같은 그녀, 유경원이 전하는 날씨 이야기

 

“안녕하세요, 대전MBC 유경원 기상캐스터입니다. 작년 12월부터 날씨 예보를 통해 시청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상 정보로 시청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긴장감은 나의 힘, 생방송에 더 강하다
유경원 기상캐스터의 오전 시간은 날씨 예보로 채워진다. <뉴스투데이>와 <생방송 아침이 좋다>의 시작과 끝에 유경원 기상캐스터가 전하는 날씨 예보가 편성돼 있기 때문이다. 날씨 정보가 필수인 출근길과 등굣길, 뉴스를 통해 전달하는 날씨 예보는 명료하고 경쾌하며, <생방송 아침이 좋다>에서 만나는 날씨 예보는 부드럽고 따뜻하다.


“출근하면 기사 작성부터 해요. 분장 후에 다시 고치고, 녹화 들어가기 전에 체크, 그리고 녹화에 들어가요. 그리고 <생방송 아침이 좋다> 용으로 기사를 수정해요. 차 한 잔 드시면서 가볍게 들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표현을 순화해요. 방송을 마치면 티타임이 있어요.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에요.(웃음) 주고받는 수다 속에 정말 도움이 되는 피드백과 알토란 정보가 많거든요.”


새벽 4시부터 시작한 일과는 정오면 끝이 난다. 녹화방송보다 생방송이 더 편하다. ‘리셋’할 수 있다는 여유 때문인지 녹화방송에서는 실수가 많다고. 후덜덜 떨더라도 긴장감에 세포 하나하나까지 깨어 있어서인지 생방송은 대부분 한 번에 오케이로 끝난다. 어쩔 수 없는 생방송 체질이다. 일과가 끝나면 나머지 시간은 주로 독서와 자료 수집에 할애한다. 처음엔 기상에 관련된 책을 모조리 찾아 읽었다. 워낙 읽는 것을 좋아해 책은 늘 손에 잡고 있다. 지금 읽는 책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자료는 어떤 것을 수집하는가 묻자, ‘방송에 필요한 모든 것’이라 답한다. ‘왜’냐고 묻자 ‘소심해서’라고.

 

 

 

 

 

 

소심한 원주 소녀, 미스코리아에 도전하다
소심한 성격은 나비효과처럼 주변을 변화시켰다. 실수할까 걱정돼 잠을 못 자고 실수할까 싶어 자료 준비에 목을 맸다. 어디서든 자신만의 매뉴얼을 만들어 그것을 숙지해야 맘이 편하다. 대전MBC에서도 마찬가지. 인수인계를 받자마자 그가 한 일은 날씨 예보에 관련된 통합 매뉴얼을 만드는 일이었다. 기사 작성 문구부터 보도국 출입 요령까지. 속내를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저 공부하기 좋아하는 법학도로 보였겠지만 유 기상캐스터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 설명한다. 그런 소심한 그녀가 어찌 미인대회에 도전하게 됐을까?


“(일단 웃고)엄마 권유로 도전했어요. 제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니까요. 미스코리아 선발 과정엔 합숙 과정이 있어요. 선발대회 당일이 본고사라면 합숙은 내신 같은 거죠. 동료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지만 미움 받으면 안 돼요. 공부는 정말 수험생처럼 하게 됐고 자기소개는 천 번 정도 고쳤어요. 하루에 스쿼트 1000개가 일과였어요. 아마 미인대회 출신들은 웬만한 시련엔 굴복 안 할 걸요. 하하하”

 

 


그리고 그 독한 과정의 결과, 유경원 기상캐스터는 2015 미스 강원 진(眞)으로 당당히 선발됐다. 미스코리아를 준비하는 9개월간 절벽을 등반하다보니 나머지는 평지를 걷는 것만큼 순탄했다. 그래서 유 기상캐스터는 후배들에게 꼭 미인대회가 아니더라도 무언가에 도전하길 권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그 사람 중 하나여서 정말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날씨 정보를 행복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안시언 |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