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빠르게 도착하고 방송 시간에 맞춰 돌아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최우선이죠. 사고 현장은 진입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최대한 근접하려 욕심내다 오히려 취재 차량이 사고 날 위험이 있거든요.”빠르고 정확한 뉴스를 위해 어디든 달려가는 취재팀 뒤엔 언제나 이들이 있다. 카레이서에 버금가는 실력과 태풍의 눈으로들어가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는 담대한 사람들. 바로 방송차량 지원반 사람들이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당시 긴 취재 기간에도 無사고, 감사
“우린 지원팀이에요. 좋은 화면을 담도록 목적지까지 도착하고, 무사히 복귀하도록 하는업무죠. 언제 어디라도 출동! 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어서 ‘ 대기실 사람들’이라고 불러요.(웃음)”차량 지원반을 이끄는 최상원 반장의 설명이다. 차량 지원반은 12명, 대전MBC에서 제작하는 모든 프로그램의 발이 되는 사람들이다. 출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당직자는 24시간 언제라도 출동할 수 있게 대기해야 한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신속함을 요하는 보도국 취재 차량과 장거리 운전이 대부분인 편성제작국의 차량 지원, 그리고 경영기술국과사업국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한 3분 대기조의 운영이다.
1998년 입사 당시 막내였던 최상원 반장은 현재 최고선임으로 차량 지원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동안 큰 사고 없이 사건 현장을 오간 동료와 후배에게 고맙다는 그는 특히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취재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태안 체류 기간이 3개월 정도 됐어요. 일주일씩 번갈아 가며 현장에 있었는데 워낙 큰사고였기에 타 방송사의 차량들도 많았고 정신없었죠. 재난지역이라 돌발상황도 아주 많았고요. 하지만 무사고로 취재를 마친 방송사는 우리밖에 없었어요. 지금도 그때 고생한 동료들에게 고마워요. 사건 현장에서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와서 감사했죠.”
진화하는 방송 차량, 책임감도 정비례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근무 환경도 변했다. 머리에 통째로 암기했던 지도책 대신 내비게이션과 실시간 교통 정보를 알려 주는 앱이등장했으며 ‘억’ 소리 나는 HDTV 중계차가 위풍당당하게 현장 속으로 출동하는 시대가온 것이다. 이동 수단의 진화만큼 책임감도 가중됐다.
“예전엔 지도책을 외우고 다녔어요. 외딴곳에 야간 취재를 갈 때는 택시 기사에게 물어 물어 찾기도 했고요. 그래도 늦어서 타 방송사에 밀린 적은 없습니다. 하하. 누구나 길 찾기가 쉬워진 요즘엔 누구보다 빠르게 도착해야 한 다 는 책임감도 커 졌 죠 . 또 고가의 HDTV 중계차로 출동할 땐 차에 무리가 없되 최대한 현장 가까이 안착하도록 신경을 두배로 쓰고요.”
혹시 운전대를 잡으면 성격이 돌변하는 팀원은 없냐고 묻자 다행히 팀원들 모두 운전대 앞에선 차분해지는 공통점이 있단다. 지난 2013년, 퇴근 시간에 있었던 도솔터널 20중추돌 사건 영상을 대전MBC 8시 뉴스데스크에서 단독으로 보도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몇 분 남지 않은 뉴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 마음은 급했지만 미로처럼 얽힌 추돌 현장을 차분히 빠져나와 무사히 뉴스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급박한 상황을 자주 접하는 이들이기에 스트레스가 없을 리는 만무하다. 컨디션 관리 방법을 묻자 운동을 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법이란다.그래도 아내가 동승한 운전은 여전히 피곤하 다며 최 반장은 웃는다. 웃음 끝에 올해도 무사히, 큰 사고 없이 지내길 바란다고 덧붙이는 최상원 반장. 그의 소박한 바람대로 2016년 무사고 운행을 기원하며 사고 없이 사건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안시언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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