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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사모광장

무슨 일에든 ‘혼’과 ‘열정’이 필요하다 -‘프로정신’ 일깨워준 대전MBC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는 ‘어느새’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어느새 2015년도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날씨가 겨울다워지니 추워진 뒤에나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떠오른다.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에 귀양을 간 후에도 사제 간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두 차례나 북경으로부터 서적을 구해다준 역관 이상적의 지조와 절개를 표현한 그림이다. 한해가 저무는 이 시간, 세한도를 보며 우리의 삶도 추사 김정희와 이상적의 만남처럼 훈훈한 마음이 오가는 삶이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내가 대전MBC와의 인연을 맺은 것은 언제쯤이었을까? 거슬러 올라가보니 20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요리강사 초보시절 청아한 하늘과 푸른 잔디밭이 조화를 이룬 야외에서 요리프로그램 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 하는 방송출연이라 어찌나 떨리고 긴장이 되었던지 계속 NG를 내서 수없이 찍고 또 찍고, 무척 오랜 시간 촬영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준비했던 음식이 장어탕이었는데 담당 PD의 프로정신이 얼마나 투철했던지 생동감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살아있는 장어를 촬영하기로 했다. 그런데 뚜껑을 여는 순간 장어가 갑자기 밖으로 튀어 나오는 바람에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 모두 혼비백산을 해 카메라가 흔들리고 난리가 났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아름다운 추억이다. 그때 PD가 바로 지금 대전MBC 경영국장인 김미리 국장님이다. 당시 처음으로 방송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바로 ‘프로정신’이었다. 좋은 영상을 위해 찍고 또 찍고를 반복하듯이 요리에도 혼과 열정이 담기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오지 않는다는 진실을 깨달은 것이다.


요즘 일명 ‘먹방’이 대세라고 한다. TV를 틀면 여기저기 음식이나 요리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일상생활에서 음식의 비중과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관심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닌 듯싶다.


음식은 생명의 원천이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하며 병이 낫기도 하고 깊어지기도 한다. 벌들의 세계를 보면 여왕벌은 보통 2~3년 정도 장수하는 반면에 일벌은 고작 2~3주 밖에 살지 못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여왕벌은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로얄젤리라는 천혜의 영양분을 먹는다. 그러나 일벌은 생후 이틀간만 로얄젤리를 먹을 뿐 삼일 째부터는 질이 떨어지는 음식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이처럼 벌들의 세계도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여왕벌이 되기도 하고 일벌이 되기도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요즘 초등학교 1, 2학년 교실에 가보면 겉은 뚱뚱하지만 속은 수수깡처럼 비어 소아당뇨병이나 콜레스테롤, 비만, 아토피성 피부염 등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몸이 건강하지 못한 아이들이 공부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싶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건강을 위해서는 밥상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루이 생코의 이론의 의하면 우리 인간은 처음 태어나 누구에 의해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식생활 습관과 기호가 형성된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먹거리를 제대로 고르는 안목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리고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언론이다. 우리 지역의 대표 방송인 대전MBC가 건강한 먹거리에 관한 심도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준다면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