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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사모광장

대전을 켜다 -대전 ON 캠페인

 

지난 12월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대전 도시브랜드 컨퍼런스 ‘열정, 도시를 창조하다’ 라는 행사다. 이번 행사는 필자가 1년 전 대전마케팅공사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첫 번째로 기획한 도시마케팅 프로그램인 ‘관산학 협력 캠퍼스 프로그램’의 최종 발표회 성격이었다.


지난 9월부터 서울의 동국대, 성균관대, 중앙대와 대전의 목원대, 우송대, 충남대 등 총 6개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협력해 한 학기 동안 대전의 도시브랜드 연구를 했다. 학생들은 2주마다 미션을 부여받고 국민 인식조사, UCC 제작, 블로그 운영 등 다양한 도시마케팅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자연스럽게 대전 마케팅도 이루어졌다.


이날 컨퍼런스는 이처럼 캠퍼스프로그램을 통해 교수와 학생들이 그간 공동으로 연구해온 결과를 함께 공유하고 대전이 향후 나가야 할 방향을 함께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대전에서는 처음 시도해보는 색다른 마케팅 기법이어서 그런지 대내외에서 관심을 많이 받았다. 대전시 공무원과 시의회 의원, 대학교수, 관광·문화 전문가, 공정한 심사와 수요자의 시각을 반영하기 위한 50명의 시민판정단들도 뜨거운 열기를 더해 주었다.


사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한편으로는 내심 걱정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눈 쌓인 벌판에 첫발을 내딛는 심정처럼 올바른 첫 발자국을 찍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되면서 이 같은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이 바로 드러났다.


우송대학교 ‘우송송무릎탁’ 팀은 국민인식조사 결과 많은 국민들이 과학기술도시 대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과학에 대한 현실적 괴리감으로 인해 효율적인 대전 브랜딩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우송대 팀은 ‘Daejeon’의 철자에서 ‘ON’을 발견했고 ‘켜는’ 도시, ‘ON 캠페인’을 제안했다. ON이라는 철자와 의미를 중심으로 심벌 비주얼을 제작하고 통합이미지를 확산해, 조형물이나 간판 등 대전 곳곳에서 ON 캠페인을 전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통해 ‘대전=켜다’ 라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강화할 수 있다는 무척 설득력 있는 제안이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나 발표력, 그간의 활동 또한 우수했다.


그밖에 동국대 ‘홍대리’ 팀의 ‘대전시 멀리 울리기’라든가, 성균관대 ‘GLHUB’ 팀의 ‘Eco Science city’ 마케팅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색다른 시각은 자리에 함께한 각계각층 전문가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675년 2월 편지에서 아이작 뉴턴은 그의 성과를 칭찬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겸손의 말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거인의 어깨를 만들 사람은 바로 컨퍼런스에 참여한 학생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21세기는 고객이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인 ‘프로슈머’의 시대다. 이번 컨퍼런스가 첫 번째 마케팅콘텐츠 공동생산 프로그램이었고 그 주인공이 학생들이었다면, 다음은 대전마케팅공사의 차례다. 다음 계획은 누구나 대전마케팅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도록 무대를 개방하고, 심지어 무대의 변형도 가능케 하는 개방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다.


한 가지 더, 전통적인 관광체계는 관광주체(소비자)와 관광객체(관광지), 관광매체(운송회사 등)였는데 21세기형 관광매체는 바로 매스컴이다. 이번 도시마케팅 프로그램은 대전MBC가 함께 해 더욱 의미가 깊었다. 전문가 심사단 참여를 비롯해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한 심층 분석을 담은 보도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준 대전MBC가 진정한 지역민의 동반자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