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ithyou

IT 메카를 가다-미국 실리콘밸리 취재기

Follow Your Heart!
10월 20일 평일 오후 3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피곤함이 밀물처럼 몰려드는’ 시간이다. 전화벨이 비몽사몽의 순간을 깨운다. 보도국장님이었다.
“김 부장, 미국 좀 다녀와.”
평소 같으면 “다른 친구, 보내시죠.”, “후배들한테 더 기회를 주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 “보직이 자리 오래 비우는 것도 좀 그렇습니다.” 등등 토를 달 법도 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었다. 그냥 마음을 따랐다.
“네, 알겠습니다.”
혁신의 아이콘 ‘구글’, 소통의 중심 ‘트위터’ 등 전 세계 첨단기술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와의 만남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 그렇게 시작됐다.

 

 

실리콘밸리는 어떤 곳?
미국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 서남부의 서니베일과 팔로알토, 산호세 등을 일컫는다.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애플과 이베이, 시스코시스템즈, 인텔 등 세계적 IT기업이 몰려 있는 세계 제일의 벤처 성지이자 기술혁신의 상징, 그 자체.


Follow Your Passion!
20여 일의 사전 준비 기간이 마치 타임 워프를 한 것처럼 순식간에 지나갔다. 11월 17일 아침 8시, 미국 101번 고속도로. 들뜬 마음 같지 않게 취재팀을 태운 차량은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출퇴근이 따로 없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기 때문일까?
마침내 도착한 구글 캠퍼스. 일행을 맞이한 건 멋진 선글라스를 쓴 티라노사우루스였다. 혁신적 아이디어로 연간 77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IT 공룡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졌다.


구글 캠퍼스
123개의 건물과 드넓은 숲으로 이뤄진 구글 본사는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지역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구글 캠퍼스로 불린다.

 

 

 

 

구글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프레더릭 페르트 구글 혁신·창의성 총괄은 구글 캠퍼스를 이렇게 소개했다. “잘 놀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개방돼 있고 투명한 공간입니다.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말이죠. 그래서 직원들이 더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죠.”
항상 아이디어가 샘솟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혁신의 지름길임을 세계적인 IT 기업, 구글은 입증하고 있었다.

 

과연 공간뿐일까? 취재팀은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 대전에서 구글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프레더릭의 대답은 명료했다. “Follow Your Passion!”
그는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그랬던 것처럼 지역의 청년들에게 ‘만약에’라는 질문을 가지고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또 “오늘의 완성은 있지만, 오늘의 완성이 결코 내일의 완성일 수 없다”며 “열정을 멈추지 말라”고 덧붙였다.
‘마음’(Heart)을 따라 찾게 된 실리콘밸리, 그곳에는 ‘열정’(Passion)’이 있었다.


#LoveWhereYouWork
파랑새 ‘래리’(일명:트윗버드)는 이제 고작 9살이다. 하지만 전 세계 3억4백만 명을 하나로 소통시킬 수 있는 힘을 지녔다. 바로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각광받는 ‘트위터’다.
트위터 본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 마켓스트리트에 위치한 9층 건물에 들어서 있다. 겉모습은 일반 빌딩과 비슷했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식당인지 사무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층마다 대형 식당이나 카페테리아 등이 들어서 있고, 심지어 맥주까지 제공되고 있었다.
브라이언 스킵 트위터 인사 담당 부사장은 “우리 건물의 사무 공간과 휴게 공간 비율은 6:4로 구성돼 있다. 전세계 어느 회사보다 식당 등 휴게 시설이 잘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위터는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생산적으로 만드는 데 많은 투자를 했다. 하루 세 끼를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고, 개인 건강을 위한 운동 시간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일까? 트위터를 떠올리면 7층 입구에 게시돼 있던 ‘#LoveWhereYouWork’라는 문구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당신의 직장을 사랑합시다’, 우리나라에선 꽉 막힌 직장 상사들이 앞뒤 다 떼고 후배들에게 주입하는 대표적인 멘트다.


#LoveWhereYouWork
트위터 전 CEO 딕 코스톨로가 지난 6월 사임하자 직원들이 ‘#lovewhereyouwork’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그의 헌신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하면서 유래. 현재는 각종 회사 행사 소개나 실적 홍보, 직원 간 유대 증진을 위해 사용되고 있음.

하지만 트위터처럼 직원들에 대한 애착과 배려가 기업체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당신이 일하는 곳을 사랑합시다’라는 말이 직원들에게 편안한 진리로 받아들여진다면 창의적인 조직 발전의 훌륭한 양분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터를 사랑하라!”
내년이면 회사 생활 20년 차를 맞이하는 어느 평범한 회사원에게 실리콘밸리가 남겨 준 것들이다.
끝으로 구글과 트위터 본사 취재를 위해 애써 주신 구글 코리아 박선경 부장님과 구글 본사 이재일 매니저, 트위터 코리아 신희정 이사님께 거듭 지면을 빌어 감사 인사를 올린다.

 

김지훈 취재부장 | 보도국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