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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you

아이디어 아이처럼 꺼내놓기 - 구글, 트위터 본사 방문기

 

 

샌프란시스코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

평생 히트곡이 단 한 곡인 가수 스콧 메켄지(Scott Mckenzie)의 ‘San Francisco’...누군가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누군가는 20년 된 MBC 드라마 ‘애인’을 떠올릴 것이다.

바로 그 곳, 교육과 문화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는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은 듯했다. 왜인지 뒷골이 당겨서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고나 할까. 현업에 매인 선후배동료들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떠나길 꺼려하는 우리에게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미안해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가서 많이 배우고 돌아와서 시청률 올리면 됩니다.”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말씀이 오히려 더 무거운 짐이 되어 비행기가 가라앉지나 않을까 걱정이었다면 과장일까.


한국시간 새벽 4시, 현지에 도착한 일행은 간단한 도시견학을 마치고 시차극복을 위해 바로 휴식에 들어갔다. 이번 미국행의 과제는 ‘구글과 트위터를 방문해 느끼고 배워오는 것’이기에 적지 않은 기대와 긴장을 품고서.

 

 

 

구글
100년이 훌쩍 넘는 동안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명문 스탠퍼드 대학에서 멀지않은 곳에 구글 본사가 있었다. 대덕특구의 연구소와 대학 캠퍼스를 합쳐놓은 듯한 모습에 전 세계 인종의 박람회장 같은 느낌이었다.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이동하는 직원들의 옷차림과 표정에서는 자유가 물씬 풍겨왔다.
우리는 구글의 혁신-창의성 총괄책임자 프레드릭 G. 페르트를 ‘the garage’에서 만났다. 그는 혁신은 실패가 용인되는 문화에서 가능하다고 말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타인에게 말하기 꺼려하지 않는 문화가 구글에 퍼져있다고 했다.

 

 

 

혁신과 창의성으로 대표되는 구글에는 이를 독려하기 위한 효과적인 제도가 여럿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구글의 ‘20% time’ 제도다. 이 룰에 따라 직원들은 근무시간의 20%를 업무와 상관없는 일을 할 수 있다. 수영이나 트레이닝, 음악감상을 하기도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도 있다. 구글 검색창의 자동완성, 구글지도 등의 아이디어가 정규가 아닌 ‘20% time’에서 개발된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즉, 직원에게 주어진 20%는 ‘시간이 아니라 자유의 개념’으로 자유를 허용할 때 창의적 성과가 나온다는 것을 구글은 다양한 결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구글은 공간에 많은 신경을 썼다. 창의적인 공간이 혁신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10배 thinking’팀을 이끄는 페르트는 ‘the garage’에서 20%의 시간을 활용한다. 애플의 스티브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그랬듯, 미국의 차고(garage)문화에서 창의성을 꽃피우는 것이다.


한 달에 두 번 구글의 식당에서는 직원들을 흥분시키는 이벤트가 벌어진다. 에릭슈미트 CEO와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 참석해서 회사 상황을 설명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맥주와 와인파티를 연다고 한다. 자연스런 대화의 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 매료된 직원들이라면 어떻게 회사 일을 제 일인 양 충실히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트위터
최근 프랑스 테러사태 때 대피처를 제공하는 등 재난상황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에도 적지 않은 공헌을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는 트위터 본사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었다.


구글과는 달리 하나의 빌딩 안에 사무실이 있는 트위터의 근무환경은 어떠할 것인지 궁금했던 우리는 각 층을 둘러볼 때마다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식당인지, 카페테리아인지, 휴게실인지 모를 곳에서 웃고 떠들고 토론하는 직원들이 보였다. 국내에서 상상할 수 있는 책상과 의자는 찾기 힘들었다. 바리스타를 고용해 2불을 내야하는 커피를 제외하면 식사와 음료, 간식 등 모든 것을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직원들은 그저 먹고 마시며 일할 뿐이다.

 

 

 

 

 

휴먼리소스 부회장 브라이언 스킵은 트위터는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도구라고 말한다. 트위터의 성장배경에는 직원들의 노력, 특히 창의성이 있었다고 하며 매분기 매번 다른 주제로 일주일간 진행하는 아이디어 회의 ‘HACK WEEK’의 운영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하는 코어유저(core user)수 3억 명, SNS 시대를 열면서 10년간 급성장해온 트위터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손실이 20억 달러로 최근 주춤하고 있다. 창립자 잭 도시(Jack Dorsey)를 CEO로 다시 영입하고 직원 감축에 나서기도 했으며, 분위기를 바꾸고자 그의 보유지분의 1/3인 2,300억 원의 주식을 직원들에게 기부하며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마치며주어진 시간의 한계와 공간적 제약으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긴 힘들었으나, 짧지만 강렬한 느낌을 가지고 왔다. 우리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은 어느 직종보다도 창의성과 변화가 요구되는 플랫폼이 아니던가. 아이디어 꺼내놓기를 아이들처럼 자유롭게 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그것을 지지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뜻밖의 가슴 벅찬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 않을까.

 

‘포레스트 검프’의 명대사 중 하나, “Life wa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삶이란 초콜릿상자 같은 것이다.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

 

이은표 | 편성기획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