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지난 2014년은 여러모로 행복했던 한 해였다. 우선 필자 개인으로서는 지난해 5월 대전MBC 시청자위원으로 위촉되면서퇴직 후 한동안 격조했던 대전MBC 구성원들과보다 가까워 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창사 50주년을 맞은 대전MBC의 다채로운 특집행사와 프로그램들을 또 다른 시선으로 지켜볼 수 있어 행복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전MBC는 창사50주년을 맞아 어떻게 그 많은 일들을 다 치러낼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일들을 해냈다. 대전MBC가 처음으로 드라마를 자체 제작해 방송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열렸던 ‘피카소와 천재 화가들’ 기획전을 통해 지역 전시 역사에 새로운획을 그었고, 지역민들은 다시 보기 힘든 특별한 전시에 큰감동을 받았다.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일기장>과 대전MBC 시사플러스 <어느 AS 기사의 죽음>은 2014 한국방송대상 2개 부문을 동시에 수상하면서 대내외에 역량을
뽐내기도 했다. 어느새 반년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방송 제작 환경 속에서도 창사 50주년을 훌륭하게 치러낸 대전MBC 구성원들에게 다시 한 번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제 그야말로 숨 가쁘게 돌아갔던 지난 한 해를 접고 차분히 숨 고르기에 들어 가야할 때인 것 같다. 이제는 좀 더멀리 시선을 두어야 한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 여파가 전국을 흔들었고, 올해는 ‘메르스’가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예외 없이 대전MBC도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들어 야심차게 준비했던 각종 특집 행사들이 취소, 연기 되면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언제나 그랬듯이 이런 고난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리라 믿는다.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후배들이 있기에 마음이 놓인다.
10여 년 전 우즈베키스탄을 다녀 온 적이 있다. 그곳에서 우리의 아픈 역사의 흔적인 고려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수 세대가 흘렀지만 그들은 한 민족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정말 열심히 살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 인구의 1%도 되지 않는 고려인들의 가장 큰 행사는 결혼식과 돌잔치, 그리고 환갑잔치다. 이 날 만큼은 흩어져 사는 온 가족과 친지, 친구, 그리고 이웃들이 모여 함께 축하하고 크게 축제를 연다. 20여 년 전만해도 우리도 환갑잔치를 큰 기념일로 여겼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생활이 변하면서 이제는 평범한(?) 생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희미해진 환갑잔치지만 우리 인생에서 60이란 숫자는 여전히 인생의 분기점으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전MBC는 50주년을 넘어 이제 ‘환갑’을 향해 가고 있다. 먼 타국에서도 전통을 지켜나가는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들처럼 진정한 축하의 장이 되고, 축제의 한 마당이 되는 ‘환갑잔치’를준비해야 한다.
우리 집 책장에는 1996년에 발간된 ‘대전문화방송 30년사’가 아직도 꽂혀 있다. 가끔씩 먼지를 털어내며 열어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나도 대전MBC의 한 구성원 이었다는 사실이 볼 때마다 새삼 자랑스럽게 다가온다. 다가올 창사 60주년에는 ‘대전문화방송 60년사’를 받아 그 옆에 꽂아놓을 수있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해 창사 50주년을 맞아 대전MBC는 ‘100년 친구가 되겠습니다’라고 지역민들에게 약속했다. 100년을 넘어 영원한 지역민의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방송환경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여야 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지금처럼 어려울 때 일수록 주변을 제대로 살피고 방송의 역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지역방송은 지역민과 함께 할 때 의미를 지닌다. “우분트(ubuntu)”.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자주 강조해서 널리 알려진 아프리카 말이다.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이다. 지역민이 있기에 대전MBC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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