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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사모광장

대전MBC와의 특별한 인연


요즘 대전MBC 시청자위원회에 참석하면서 방송이 차지하는 지역발전 선도의 역할을 새삼 실감하곤 한다.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때로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때로는 따뜻한 마음으로 대전MBC의 프로그램들을 평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필자는 보수적인 시각에서 보는 경우가 있어, 좀 더 균형 있는 평가를 위해 학부생과 대학원생, 그리고 현직에 있으면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중견 전문가들로 그룹을 나누어 한 달간 방송되는 프로그램 중 몇 개를 선택해 그에 대한 평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를 통해 필자도 많은 점을 배우고 있다. 20대의 학생들, 40대의 직장인들 그리고 이제 막 60대에 접어든 필자의 시각 차이를 보며 새삼 놀라기도 한다. 반대로 젊은 제자들은 윗세대의 의견을 들으며 배우는 점이 많다고 하니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작업이다.


과거 필자가 참여했던 MBC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5대 대선후보자 토론과 고속철도 경부선-호남선 분기점 역사 입지를 놓고 벌였던 토론이다. 김대중, 이회창 후보 등이 초대된 15대 대선후보자 토론에 패널로 참여하게 된 것은 당시 김영광 보도국장께서 MBC 대표로 필자를 추천했기 때문이다. 대선주자들의 공약 중 모순이 있는 공약들, 특히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도권 규제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의 문제는 지금도 보는 시각에 따라 해결방안이 충돌되는 사안이다. 후보들마다 지역의 관심에 맞추어 의견을 개진하는 상황이어서 수도권과 지방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대선주자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는데, 청취자 입장에서는 흥미 있었겠지만 토론당사자에게는 당혹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고속철도 분기점 역사 입지에 대한 토론은 아직도 회한이 남는 쟁점사항이었다. 경부선-호남선 분기점 역사 입지를 놓고 2개 지역을 대표하는 패널들과 중앙정부 및 교통개발연구원의 패널들이 몇 차례에 걸쳐 진지하게 토론을 벌였다. 여객수요와 국토공간구조의 큰 원칙에서 볼 때 대전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필자의 주장에 대해 일부 지역에서 참석한 패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패널들이 동의를 해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천안과 오송, 2개 지역에 관심이 집중되고 대전은 두 지역 중의 한 지역을 지원해주는 분위기로 바뀌어갔다. 고속철도가 국가발전과 지역성장에 미치는 엄청난 효과를 감안해 볼 때, 도시계획 전공자 입장에서 대전의 미래발전을 위해 이 문제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 이에 필자는 중앙 차원의 조정 분위기와 관계없이 대전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의견을 계속 주장했다. 때로는 다른 패널들로부터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자기주장만 펼치고 있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끝까지 의견을 고수했다.


최근에 서대전역의 기능 약화와 지역침체 상황을 접하면서 그 당시 우리 지역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당시 대전MBC는 처음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중립적인 시각에서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필자는 대전MBC가 균형 있는 시각에서 지역의 여론을 선도하는 중심적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청자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