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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문화융성을 위한 대전MBC의 역할

대전의 문화융성을 위한 대전MBC의 역할

 

문화융성 시대에 대전의 위상은 대전시의 문화정책과 대전 예술계의 손에 달려있다. 지난 1998년 대전시립미술관이 개관한 이후, 대전예술의전당과 이응노미술관이 이어서 문을 열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전예술가의집과 대전연정국악원 등이 새 단장을 하고 대중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문화행사들로 대전시민의 문화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혹자는 대전이 서울 다음으로 문화예술의 수준이 높다는 평을 한다.


대전의 문화수준이 높아진 요인은 이러한 관주도의 시설들이 새롭게 개관을 하고 그곳에서 대규모의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지는 등 인프라 구축으로 나타나는 가시적인 현상 덕이다. 그러나 관주도의 문화융성은 한계가 있다. 공공기관의 순기능은 반드시 민간기관과의 사이의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졌을 때 가능하다.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공공기관의 증설도 중요하지만, 민간이 주도하는 문화예술의 인프라가 자생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여건과 풍토가 중요하다.


이러한 여건과 풍토를 조성하는데 중요한 것이 언론의역할이라 할 수 있다. 대전MBC는 창립 이래 지난 50여 년간 국내외의 수준높은 공연과 전시 등을 개최해 대전예술의 지형을 넓혔고, 대전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그 가치를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또한 현대미술의 거장 이응노 화백의 파리와 대전을 연결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이응노미술관의 개관을 후원하는 등 대전문화를 한 단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9년 전 2006년 대전시립미술관과 대전MBC가 공동주최한 ‘영혼의 자유를 지킨 작가, 루오’ 전은 대규모 전시의 경우 서울에서 먼저 하고 지역으로 내려오던 관례를 뒤집고 대전에서 단독으로 개최하여 성공한 사례이다. 미술관에 줄을 이어 입장하는 관람객의 행렬도 진풍경이었지만, 타 지역사람들이 이 전시를 보기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것도 유레없는 일이었다. 콘텐츠만 좋다면 지역에서 열리는 문화예술행사도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학습하게 된 것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성공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홍보가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동시에 확인했다. ‘루오’ 전의 성공은 MBC 방송을 통한 전국적 홍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부 미술인들은 종교화가인 루오를 알 수 있었으나 루오라는 작가의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 대전MBC가 루오라는 콘텐츠에 옷을 입히고 화장을 시켰다. 이것이 방송 미디어의 역할이자 기능인 동시에 새로운 문화에 대한 도전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지금 대전MBC의 문화행사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대전문화예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1985년부터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새기고 참신한 신예작가를 발굴하는 금강미술대전은 공모전이라는 형식은 진부하지만 탁월한 예술적 잠재력을 가진 젊은 예술가들의 발표장으로 자리 잡아 역사를 이어가는 책임과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예술의 사회적 기능에 충실하고 있다. 또한 대전MBC 사옥 1층에 문을 연 M갤러리는 예술인과 미술애호가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의 예술가들이 선호하는 공간 중의 하나다. 공공성을 강조하는 대전시립미술관이 할 수 없는 지역 미술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예술가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생적 예술의 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는 삶의 양식이며 방송은 한 도시의 문화를 형성하고 발전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문화예술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그것을 전달하는 매개체인 방송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이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대전시의 문화정책과 문화예술인의 약진도 있었지만, 깨어있는 방송 대전MBC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대전MBC가 이러한 역할에 충실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