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편성국 제작부에게 많은 도전이 있는 해다. 상반기에 있었던 전파진흥협회 우수 콘텐츠 공모에서 다큐멘터리 <갈릭루트>와 다큐드라마 <상록수>가 각각 TV와 라디오 부문에서 동시에 선정되어 제작 중이다. 명사들과 함께하는 미래특강 시리즈도 호평 속에 제작, 방송됐다. 그리고 프로그램 시청률과 청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 대전MBC 프로그램의 변화와 도전! 그 중심에 서 있는 이재우 제작부장을 만났다.
“초년병 시절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 하나뿐이어서 같이 일하는 작가, 진행자, 촬영감독 등 주변을 많이 챙기지 못했습니다. ‘나도 희생하니 너도 희생해라’ 같은 돌아이(?) 정신으로 거침없이 달렸죠. 스태프들에게 모진 말도 많이 했는데, 그게 아직도 마음에 많이 걸려요.”이재우 부장은 입사 초기에 ‘프로듀서’가 아닌 ‘프로듀사(死)’였다고 고백한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예의 그 ‘온화한’ 미소를 보면 스태프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모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 저에게 점수를 준다면 78점? 사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많이 했는데, 히트작은 없습니다. 다만 PD생활 20년차인 지금도 좋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만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자신을 이토록 냉정하게 평가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지만 이 정도면 겸손이 지나치다. 이재우 부장은 20년간 수많은 프로그램들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했고, 4년 6개월 동안의 사업국 시절에도 많은 의미 있는 성과들을 냈다.“PD들은 의외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기가 힘들어요.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지만 연출자와 출연자로 만나 그 끈을 계속 이어가기란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사업부서는 성격이 좀 다르죠. 업무 파트너와 회사의 이익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내가 한 일의 결과를 수치로 볼 수 있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 파트너와 MBC가 함께 성장하기 때문에 성취감도 크지요. 뮤지컬 ‘캣츠’ 같은 경우가 그랬습니다.”
PD 자리를 잠시 떠나 사업부로 옮겼던 시절, 이재우 부장은 공모사업 프레젠테이션의 귀재(?)였다고 전해진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근거 없는’ 자신감! 심사위원들 앞에서 주눅이 들면 설득이 안돼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심사위원들 앞에서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발표를 하면 일이 잘 성사됩니다. 그 과정이 재미있기도 했고, 성취감도 컸습니다.”
이제는 편성국의 제작책임자로 변신한 이재우 부장. 냉철하고 다재다능한 그가 제작부장으로 있는 한 제작진들은 조금 피곤(?)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청자와 청취자의 뜨거운 반응이야 말로 방송인에게 가장 짜릿한 순간임을 알기에 모두들 그 ‘피곤함’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시청률을 높이는 것’을 제작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오는 작업은 아니지만 구성원 전체가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 제작’이라는 대명제를 향해 더디더라도 꾸준히 도전하고 있습니다.”
제작부의 식구들을 미소로 격려하고, 꼼꼼함과 냉철함으로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프로그램을 살피는 이재우 제작부장. 그를 보니 한 유명 PD의 말이 떠오른다. “PD는 마지막에 웃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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