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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글로컬(Glocal) 방송사로 발돋움 하다

대전MBC, 글로컬(Glocal) 방송사로 발돋움 하다

2015 ABU 총회 참관기 1

 

 

 

 

 

 

 

2007년 사상 최악의 태안기름유출 사고를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재앙’(제작 최기웅 기자)은 당시 세계의 관심사였던 환경 관련 프로그램으로 ABU상에 출품하려 했지만, 대전MBC가 비회원사라는 이유로 출품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 8년이 지난 올해, 대전MBC는 비로소 ABU 콘테스트에 두 작품을 출품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취임한 이진숙 사장님의 “왜 안됩니까?!” 라는 강한 추진력 덕분에 지역 방송사 최초로 대전MBC가 ABU 회원사로 가입한 것이다. 그리고 지역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감각과 정보 공유가 중요하다며,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2015 ABU 총회(10/24-10/31)에 참석하도록 국장 전원에게 출장 명령이 내려졌다.

 

지구촌은 넓고, Media 세상은 가깝다
ABU(아시아 태평양 방송 연맹, Asia-Pacific Broadcasting Union)는 1964년 결성되어 67개 국 274개의 국영, 공영, 상업방송사와 방송 산업 관련자들로 구성된 세계에서 가장 큰 방송 연맹이다. 전 세계의 60%에 달하는 인구에게 네트워크를 통해 방송을 송출하며, 수많은 세미나와 워크숍을 통해 점차 세분화 되어가는 시청자와 청취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고품질의, 그리고 혁신적이고 가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도록 회원사들을 적극 돕고 있다.


올해 ABU 총회의 주제는 “Serving Audiences : Empowering the Asia-Pacific(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 강화 방안)”이었다.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함과 동시에 노약자와 장애인, 여성 등 소외되기 쉬운 계층에게 동등한 기회와 요구를 충족시켜주고, 재해로부터 지역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다. 또한 급변하는 방송환경과 세계정세에 시민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회원국 간에 힘을 합치자는 의견도 모았다.

 

 

 

포럼-방송의 공익적 역할을 함께 고민하다
우선 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포럼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하는 여성”이었다. 이번 포럼에 연사로 참석한 네덜란드 출신의 투란 알리는 방송 콘텐츠에서 여성의 차별을 철폐하고 위상을 찾기 위해서는 모든 미디어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강력한 스토리를 영상으로 전달하여 흡인력 있게 설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창의적인 스토리텔링과 영상 매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인도네시아 RRI 라디오 방송사 대표 니켄 위디아스투티의 발표에도 깊은 공감을 했다. 대중들에게 신뢰를 얻고, 매체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익적 행사를 통해 청취자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전MBC의 장애인과 함께 하는 ‘라디엔티어링’ 과 유사한 행사의 예를 들며 청취자들을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특히 라디오 매체의 청취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재난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난 방송 시 ‘재난 빅데이터’를 활용했던 일본 NHK의 주제발표는 방송의 사회적 역할과 사명을 다함께 공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ABU 총회 또 하나의 매력, 방송인들의 네트워크의 장
모두 250개 작품이 출품된 ABU 시상식에서는 최종 65편의 후보작이 본선에 올랐다. 그 치열한 경쟁 속에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ABU TV 예능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기존 TV 시청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방송에 직접 참여하는 쌍방향 소통과 흥미로운 콘텐츠가 진가를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후보작들 가운데 지방 군소 방송사들의 작품들도 눈에 띄게 많았다는 점이다. 우리도 포맷이나콘텐츠에 있어서 신선함과 메시지의 호소력이 있다면, 언제든 ABU 274개 회원사와 당당하게 겨뤄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세계 67개국에서 모인 방송인들과 교류의 기회를 가진 것은 또 하나의 기회였다. 내년에 인천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방송 정상회의의 의장이자 현재 인도네시아 RRI 방송사의 대표 본부장인 니켄 위디아스투티와 대전MBC 갈릭루트(Garlic Route) 프로그램 제안에 관심을 보인 네팔의 국영 방송 본부장 디팍 마니드히탈은 MOU를 통해 서로의 프로그램을 교류하자고 제안해, 지역사의 방송 권역을 세계로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은 지난 해 Perspective Award를 받은 뉴질랜드의 타냐 블랙이었다. 타냐는 대전의 인물을 다큐로 제작해서 해외에 판매한 적이 있다며, 대전MBC에서 온 우리를 친구처럼 반갑게 맞았다. 사연인 즉, 네 번의 유산을 경험한 뒤 9명의 아이들을 입양하고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사는 김상훈 목사 부부의 이야기를 휴먼 다큐로 만들어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김 목사 내외의 이야기는 필자도 10년 전 제작PD를 할 당시,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적이 있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지구촌은 넓지만 미디어는 우리들을 이렇게 가깝게 이어주고 있다.

 

자카르타를 향한 거위의 꿈
필자는 이번 ABU 총회의 닷새간의 일정을 마친 뒤 깊은 사명감을 안고 돌아오게 되었다. 향후에도 이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전MBC 구성원들이 글로벌한 경험을 통해 ‘안목지수’와 ‘NQ지수(공존지수)’를 높이고, 이를 토대로 대전MBC의 프로그램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방송사업 및 프로그램의 권역 또한 확장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500여 명의 방송인들이 모여서 정보와 재능을 나누고,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폭넓은 교류의 장이 되었던 2015년 ABU 총회! 서양과 동양이 공존하는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에서 모든 장애와 불가능은 사라지고 우리 모두가 방송과 콘텐츠로 하나가 되는 기회를 경험했다. 대전MBC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내년 ABU 총회에서는 수상의 기쁨도 누리고, 한류에 관심 많은 세계 방송인들을 위해 포럼에도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갖기를 고대해 본다.

 

 

 


이스탄불에서의 2015 ABU 총회 참관기를 마무리하며 터키 민족의 자긍심인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카가 남긴 한마디를 떠올려 본다. “좋은 스승이란 촛불과도 같다. 자기 스스로를 소비해서 남들을 위해 불을 밝힌다.” 이번 ABU 총회를 계기로 방송인으로서 우리의 열정을 되살려 시청자들의 마음에 환한 불을 밝히자는 다짐을 해 본다.

 

김미리 국장 | 경영기술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