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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코너

심훈의 청년정신 재조명

심훈의 청년정신 재조명
5일, 6일 대전MBC 라디오 다큐드라마 <상록수> 1, 2부 방송

  

 

 

교사 자, 오늘은 일제 강점기의 소설가, 심훈 선생의 상록수를 공부하겠다.
학생들 (웅성웅성 떠드는 가운데) 아우... 지겨워..
교사 조용! 조용! 이놈들 큰 일 낼 녀석들이네. 아니 상록수가 어때서 지겨워 이놈들아!
학생2 농촌계몽, 민족주의 고취, 브나로드 운동... 다 안다구요.
학생1 쌤! 시험에 나올 만한 것만 해주세요. 밑줄 쫙~!!
학생들 (까르르)
-라디오 다큐드라마 상록수 1부 ‘심훈의 시대 그리고 우리는’ 중

 

 

1935년 동아일보에 연재소설로 발표된 심훈의 상록수. 신문을 돌려가며 읽어야할 정도로 그 당시 최고의 인기 소설이었고 훗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품게 했던 근대 문학의 정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단지 시험에나 나오는 낡은 소설로 치부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이 시대 우리에게 소설 상록수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라디오 다큐드라마상록수는 이런 의문에서 출발했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소설 상록수의 원형이 영화 시나리오였다는 것이다. 영화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고 실제로 <먼동이 틀 무렵> 등으로 영화감독을 했던 심훈이 영화화를 목적으로 상록수를 집필했다는 것. 심훈이 영화감독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1925년 이경손 감독의영화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는 사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심훈은 3.1만세운동에 참여했던 독립운동가요, 당시 일제에 비판의 칼을 서슴지 않고 휘둘렀던 정론직필의 기자였다.

 

 

서른여섯 해의 시간 동안, 심훈은 다채로우며 역동적인 삶을 살다갔다. 짧은 시간을 생각하면 놀라울 만큼 많은 작품들도 남기고 갔다. 그러나 그 속에서 우리는 그의 삶을 관통하는 두 줄기의 분명한 직선을 발견할 수 있다. ‘저항정신’과 ‘청년정신’이라는 이름의 직선. 그 중에서 ‘청년정신’은 일제강점기, 지쳐있는 민족에게 그가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는 유일한 부싯돌이었고, 겨레의 독립이라는 전장에서 들고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다. 청년들을 향한 그의 응원과 격려의 연장선상에 바로 소설 상록수가 있다. 상록수는 그 시대 청년들에게 회초리였고 단비였다.

 

 

“여러분은 학교를 졸업하면 양복을 갈러 붙이고 의자를 타고 앉아서, 월급이나 타먹으려는 공상부터 깨트려야 합니다. 우리 남녀가 머리를 동쳐매고 민중 속으로 뛰어들어서, 우리의 농촌, 어촌, 산촌을 붙들지 않으면, 그네들을 위해서 한 몸을 희생에 바치지 않으면, 우리 민족은 영원히 거듭나지 못합니다.” -소설 상록수 중 박동혁의 연설라디오 다큐드라마 <상록수>의 제작은 마치 내가 소설 상록수 속의 샘골학교에 앉아있는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배움의 과정이었다. 고단했지만 한 인물의 삶과 작품을 통한 깨우침의 감동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 서있는 지금, 이 방송을 통해 심훈, 상록수의 청년정신이 지금 이 시대의 어딘가에서 다시 한 번 발현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권성주 PD | 편성제작국 제작부

 

 

라디오 다큐드라마 <상록수>
1부 ‘심훈의 시대 그리고 우리는’ / 11월 5일(목) 18:20
2부 ‘상록수여 다시 한 번’ / 11월 6일(금)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