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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you

Carpe Diem!(현재를 즐겨라)

 

 

 

“저를 유명인으로 착각했나 봐요”


올해 2월 10일 대전MBC에 첫 발을 내딛었다. 회사에 근무한 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나고 있다. 경영기술국 경영심의부의 막내로서 각종 선배님들의 업무를 돕는 일을 맡고 있지만, 가장 큰 일과 중의 하나는 ‘견학 안내’이다. 처음 방송국을 접한 학생들에게 방송시스템과 방송의 역할에 대해 이해를 시켜주고, TV로만 보던 공개홀과 뉴스센터, 라디오 주조를 견학시켜 주고 나면, 어느덧 학생들이 대전MBC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갖게 되곤 한다. 조금 민망하지만, 대전MBC를 처음 방문하는 학생들에게는 이미지를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하면 과할까?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맡은 방문객 수만 해도 벌써 1,300명을 넘었다. 아장아장 걷는 유치원생부터 초중고, 대학생들까지, 많을 때는 하루에 2-3팀이 몰려 100명 넘게 안내를 할 정도로 힘들 때도 많았지만, 재미도 있고 보람을 느꼈을 때도 적지 않았다. 한 번은 필자에게 ‘사인’을 부탁하던 학생들이 있었다. 입사 후 처음 견학생을 맞이했던 때라 유독 긴장을 많이 한 날이었는데, 순수하고 밝은 초등학생들이 갑자기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방송국이란 이미지 때문인지 유명한 사람인 줄 알고 요청한 것인데, 생각지도 않게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사인을 해주는 ‘드문’ 경험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경험이 없던 지라 연예인들처럼 멋진 사인은 아니었고, 정자로 또박또박 내 이름을 공책에 써주었을 뿐이었지만 그래도 좋아해주던 아이들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견학업무 덕분에 상을 받았던 기억이다. 한 중학교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감사장’을 만들어 주셨다. 학창시절에도 잘 받지 못했던 것을 20대에 받고 보니, 무언가 큰 일을 한 것 같아 인상적이었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 필자에게 그런 성의를 보여주신 학교와 선생님께 깊은 감동을 받았다.


학교마다 견학에 임하는 분위기도 다른데, 도안고 연극부 출신 학생들을 맡았을 때는 진지함을 넘어 훈훈함까지 느껴졌다. 대학생들은 영상학과 학생들이 오는데, 이런 학생들은 집중도도 높고, 학교에서 쉽게 접하지 못 한 방송국 편집기들을 볼 때면 신기해하면서도 조작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뜨겁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반면 무슨 얘기를 해도 산만하고, 아무리 친절하게 설명을 해도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인솔하는 선생님들의 말조차 잘 듣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아마 자신의 관심분야(미래 자신의 일이 될지 모를 학생들에 한해)인지 아닌지의 차이와, 무작정 방송국 견학이라고 왔다가 유명한 연예인이 보이지 않아서 실망(?)하는 이유가 뒤섞여 있던 탓이라고 생각한다.

대전MBC에 견학을 온 학생들이나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 등 모든 분들이 만족스러워 한 건 아니다. 체험 프로그램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생각보다 적게 소요되는 견학시간에 불만사항이 나오기도 한다. 내년부터는 전면으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로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방송국 견학을 오게 될 것이다. 좀 더 다양하고 유익한 견학프로그램이 도입돼 대전MBC가 대전, 세종, 충남 지역의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방송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긍정적 자세로 현재를 즐기자!


좋은 일에 즐거운 표정을 짓기란 쉽지만, 어렵고 힘든 일 앞에서 밝은 표정을 짓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힘든 표정을 짓는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견학업무 외에도 필자는 경영심의부 선배님들이 일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매일 매일의 시청률을 받아서 회사 그룹웨어에 올리기, 우편물을 받고 나눠주기, 시청자위원회와 경영자문위원회 같은 사내외 회의 준비 등으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내 이름이 불릴 때면 어김없이 무언가를 해야 하거나, 견학업무 탓에 해야 할 무언가를 못 했을 때이다. 그럴 때면 잠시 혼이 나갈 정도로 바쁘고 정신이 없을 때가 많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듯이 긍정적, 낙관적으로 마음을 먹으면, 일을 할수록 재미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 삶의 좌우명이자, 일에 임하는 자세이다. 현재를 즐기자, 까르페디엠(Carpe diem)!

 

 

서지은 | 경영기술국 경영심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