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농촌, 농민을 이해하기 위해 매주 주말이면 시골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무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고추밭에 농약을 치고 있는 한 할머니를 만났다.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그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고추를 따고 있었다. 나는 할머니에게 여쭤보았다.
“고추는 왜 따시는 거예요?”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였다.
“왜 따긴, 먹으려고 따지. 애들도 주고. 고추 좋아해? 그럼 좀 가져가.”
그 순간 내 머릿속이 하얀 백지가 되었다. 어제 농약을 치셨는데, 오늘 먹기 위해 고추를 따고 있는 상황이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이 문제는 이 어르신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농업 전반의 문제가 아닐지.
이뿐만이 아니다. 겉모양 좋은 농산물을 재배해야 좋은 가격을 받는데, 소규모 농가는 농산물 경매장에 가도 물량이 확보가 되지 않으니 가격도 안 나온다. 그렇다고 조금씩 농사지은 농산물을 마땅히 팔 곳도 없고 평생 농업을 해왔으니 그만둘 수도 없다. 예전에는 먹기 위해 농업을 했지만 이제는 팔기 위해 농업을 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 현실을 조금이나마 뛰어넘어 그 할머니에게도, 그리고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그런 농업, 농촌, 농민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이러한 8년간의 노력으로 2017년 한국형 로컬푸드가 탄생했다.
광역직거래센터, 드디어 6월 오픈 예정
4년 동안 로컬푸드 푸른밥상 대축제를 시작으로 로컬푸드 직거래장터까지, 노하우를 쌓아가면서 농민들과 함께했다. 그 노력의 결과일까. 충청남도, 논산시, 대전MBC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충청남도는 광역직거래센터 지정 및 협력체계를 구축하였고, 논산시는 영세농들을 조직화하고 연중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획생산체계를 지원하여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대전MBC와 농업회사법인 ‘FNCPLUS’는 지난 8년간의 노하우로 직거래센터의 효율적 운영과 판매, 홍보 및 건축자금과 토지를 지원하였다. 이는 전국 최초의 광역직거래센터 민관거버넌스를 이룬 사례다.
광역직거래센터는 대전시 유성구 엑스포로 4-15에 자리하며 (대전MBC 옆) 올해 6월 오픈 예정이다. 총 1,322㎡ 규모로 1층에 로컬푸드 직매장, 2층은 농가레스토랑, 3층은 문화센터로 운영될 계획이다. 또한 어린이농촌체험, 도시양봉, 로컬푸드 요리교실 등 주부와 어린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마련할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행복해지는 한국형 로컬푸드
광역직거래센터에 참여하는 농부들은 100시간 이상의 철저한 기본 교육과 심화교육을 이수해야만 직거래센터에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다. 당일 수확, 당일 판매로 신선한 농산물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의 MOU를 체결하여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농산물을, 500여 농가의 참여로 다품종의 농산물을 공급하며, 소비자와 생산자의 직거래로 착한가격에 소비자를 만날 수 있게 된다.
광역직거래센터 운영을 전담하게 될 FNCPLUS 법인은 논산과 충남의 작은 농부를 대상으로 직접 기획생산체, 참여농민역량교육, 농업 실태 파악 및 광역직거래센터 운영을 책임진다. FNCPLUS의 전신인 FNC(주)는 8년이라는 기간 동안 농업, 농촌, 농민을 이해하기 위해 농업인의 삶 속에서 함께했다.
그 결과 로컬푸드 농가교육프로그램 ‘PROJECT-P’ 및 로컬푸드 운영시스템인 ‘AGRO-SOLUTION’을 개발하여 검증과정을 마쳤다. 또한 2년간의 푸른밥상 직거래장터를 전국직거래장터의 대표 성공사례로 만든 전략적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향후 광역직거래센터를 보다 공익적 구조로 설계하여 생산자에게는 지속가능한 농업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여 소비자의 밥상이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철저한 관리시스템과 농가교육으로 한국형 로컬푸드의 지평을 열 것을 약속한다.
FNCPLUS 본부장 이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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