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유수(流水)와 같이 빠르고 쉼이 없다고 했다. 하루하루 충실히 사는 사람들에게 1년은 365일이 아닐 수 있다. 아니, 정말 짧아서 누군가에게 “하루라도 더 주실 수 없을까요?”라고 떼를 쓸 수도 있다. 대전MBC 구성원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열심히 제작하고 방송하고 행사를 기획했는데, 벌써 1년이라고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처럼 우리가 겪고 있는 시간은 다 똑같은 길이의 시간이 아니다. 재미있으면 1시간도 찰나처럼 지나가고, 지루하면 단 1분도 길게 느껴지는 법. 대형 사업과 프로그램으로 지난 1년, 대전MBC 시계는 얼마나 빨리 지나갔는지 살펴보자.
코이카, 희망의 길을 제시하다
올해 초, 대전MBC는 ‘코이카 해외 일자리 박람회’라는 대형 사업으로 한 해를 열었다.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이 화두인 대한민국에서 대전MBC와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는 본인의 재능을 살려 다양한 경험을 쌓고, 나아가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는 제안을 하고, 그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발전을 이룬 나라, 코리아. 무상원조가 이뤄진 지 40여 년 만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거듭났지만, 경제성장의 정체기에 오히려 청년들의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아이러니한 현실을 돌아보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최초로 설립 25주년 전통의 코이카 박람회를 대전에서 선도적으로 개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청년은 물론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층, 인생 2막을 설계하는 노인들에게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형 로컬푸드 선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충청남도 로컬푸드 직거래장터가 6개월 간 진행됐다. 지난 2년간 무려 15만 명의 소비자들이 다녀갔고, 총 매출은 23억 원에 달했다.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 회원수도 6,500명이 모집됐다. 어느 소비자는 생활용품들을 싸들고 장터에 나와 시골에 사는 생산자에게 챙겨줬고, 어느 생산자는 판매 물품 외에도 농촌에서 만든 친환경 먹거리를 챙겨와 도시 소비자들에게 덤으로 선물해 줬다. 대전MBC가 개최한 로컬푸드 직거래장터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2016년의 동면 기간 동안 대전MBC는 이런 플랫폼을 상설화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바로 ‘광역직거래센터’ 건립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봄·여름·가을·겨울, 연중 비바람을 맞지 않고 신선하고 착한가격의 우리 농산물을 언제든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봄, 언 땅을 뚫고 파릇파릇한 새싹이 올라오고, 따뜻한 동풍(東風)이 봄기운을 완연히 전할 때 대전MBC 연접 부지에 마련될 ‘광역직거래센터’는 여러분의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특집 다큐멘터리로 의제 설정
<백제 세계를 품다>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백제역사지구 1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특별기획 다큐멘터리가 지난 5월에 방송돼 큰 호응을 얻었다. 제작진은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도시로 불리는 바르셀로나 컨벤션과 가우디의 유산 투어를 결합한 관광상품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현장, 역사 유산을 공공의 자산으로 규정하고 철저하게 보존하고 있는 프랑스의 사례 등을 현지 취재했다. 이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백제 역사, 그리고 우리 후손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제시했으며, 단순히 역사 유산의 보존, 관리를 넘어 미래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을 고민했다.
<화이트 골드, 400년의 여정>
“... 17세기 유럽은 하얀 살결에 푸른 꽃이 내려앉은 중국 청화자기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그리고 인류 최고의 하이테크 상품인 청화자기를 만들고자 열망했다. ... 중국에서 일본으로 눈을 돌린 유럽은 중국 청화자기와 다른 신선한 매력을 일본 자기에서 느끼게 됐고, 그 원류는 조선 도공 이삼평이었다. ....” 중국에서 유럽으로, 우리나라에서 일본을 거쳐 다시 유럽으로 수출된 도자 기술은 마이센의 걸작 ‘쯔비벨무스터’나 덴마크산 ‘로열코펜하겐’, ‘본차이나’ 등으로 이어졌고, 심미성은 물론 도도자기의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하이테크 전쟁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던 우리나라 도자기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 3부작 <화이트 골드, 400년의 여정>은 아름다운 화면 구성과 뿌리 깊은 역사의식, 그리고 우리 후손들의 사명의식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종과 발빠른 보도, 알권리 충족
지난 4월 25일 ‘대전MBC 단독’이란 타이틀을 달고 보도된 기사 하나가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국내 유일의 밀가루 전분 제조업체에서 썩은 밀가루를 사용해 유통했다는 충격적인 보도였다. 혐의를 부인하던 업체는 대전MBC의 끈질긴 후속 취재 끝에 한때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모든 공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새롭게 꾸려진 고병권·이승섭·조명아 기자의 대전MBC 보도국 경찰팀이 이룬 쾌거였다.
대전MBC 경찰팀은 이외에도 사학비리의 전형인 ‘대전 대신학원의 교사 부정 채용’ 등 연이은 특종을 터뜨리며 언론 본연의 임무 중의 하나인 사회악의 고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냈다.
다양한 대형 공연과 행사의 성공적 유치
대전MBC는 이밖에도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대형 공연과 행사를 유치해 문화적 욕구에 목말라 있던 지역민들의 갈증을 해소하는데도 앞장서 왔다. <2016 대전 국제와인페어>, 2016 이루마 전국 투어 콘서트 <Picture me>, 알파고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 박사의 강연 단독 녹화 중계, 한빛대상을 통한 지역사회 나눔의 기운 전파 등에 앞장서 왔다. 물론 매일 매일 전파를 타는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 등을 통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에 앞장서 왔다는 점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노력과 성과를 역사에 새기고, 2017년 정유년(丁酉年) 한 해에는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믿고 볼 수 있는 든든한 100년 친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조형찬 / 경영기술국 경영심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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