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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ABU 총회에서 한류(韓流)를 만나다

 

 

인구 세계 4위, 면적 세계 15위의 동남아시아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총회가 지난 10월19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한국 콘텐츠(韓流)에 대한 인기와 지상파방송의 위상을 실감한 자리였다.

 

한류에 열광하는 동남아시아

 

개인적으로 이번 총회에서 가장 강렬했던 인상은 한류의 인기였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드라마나 K-POP이 인기 있다고 말은 들었지만 실제 현장에서 마주하니 한류의 인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했다. 대표적인 예로 23일 열린TV SONG FESTIVAL에서 인도네시아의 자국 가수보다 한국 대표로 나온 가수 에일리의 무대에 현지 팬들은 더 뜨겁게 열광했다. 또 총회에서 만난 미얀마 방송 관계자로부터 MBC의 <옥중화>가 한국과 동시 방영되고 있으며 인기가 많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한류의 인기를 실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인기 프로그램은 자국 드라마와 인도, 터키 드라마라고 한다. 한국 드라마는 2000년부터 교류돼 KBS<가을동화>, MBC <애인>, SBS <파리의 연인> 등이 큰 인기를 얻었으며, 최근에는 2014년 <별에서 온 그대>가 히트했다고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프로그램 중 드라마가 96%로 압도적으로 많다. 앞으로 K-POP 붐의 나비효과로 예능, 오락 등 타 장르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대전MBC 프로그램도 포맷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회에 소개돼 주목받은 <생방송 아침이 좋다>의 스마트 퀴즈 코너의 포맷이 좋은 사례가 아닌가 싶다.

 

신규 비즈니스 모델 제시로 주목받은
대전MBC

 

이번 총회에는 나의 업무와 관련된 광고와 사업에 대한 섹션은 별도로 없어 아쉬움은 컸지만 최근 모바일을 중심으로한 디지털 미디어의 성장에 따른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대한 공감대는 높았다. 특히 유럽 5개국 방송사 교향악단의 국제 페스티벌 이벤트를 개최한 루마니아 국영 라디오 방송과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에 따른 디지털 시장 공략에 나선 몽고국영 방송사의 사례 발표가 주목받았다. 대전MBC는 지난 3년간 성공적으로 추진해 지역민들에게 호평 받았던 ‘충청남도 로컬푸드 직거래장터’와 2017년 오픈할 ‘충청남도 광역직거래센터’를 소개해 농업을 기반으로한 지역적 특성과 방송의 공적 서비스를 접목한 신사업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받았다.

 

지속적인 한류(韓流) 활성화 위해선
지상파방송 중간 광고 도입해야

 

인도네시아는 1개의 공영 방송과 다수의 민영 지상파방송,그리고 소수의 유료 방송사업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상파채널에 대한 시청자의 높은 만족도와 섬이 많은 국토 형태 때문에 케이블방송 등 유료 방송보다 지상파방송 중심이다.

 

 

 

PWC(Price Waters Coopers)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방송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81억 달러이며, 2018년까지 광고와 가입자 모두 10%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전체 광고 시장에서 지상파TV 광고는 68%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올해 지상파방송 광고 점유율이 15%대로 하락한 한국과는 큰 대조를 보인다.


인도네시아 지상파방송의 성장 동력은 한국과 다른 광고 제도에 있다. 바로 한국에 없는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과 아시아권 국가들도 대부분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 예외이다. 이런 불평등한 광고 규제로 인해 한국 지상파방송의 콘텐츠 경쟁력은 저하됐으며 결국엔 지상파방송이 주도해온 ‘한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한국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조기 도입이 절실한 까닭이다.

 

 

이한신 / 사업국 광고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