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미디어 이벤트. 69개국 268회원사가 참가한 이번 ‘2016 ABU 총회’가 10월 21일부터 26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렸다. 지난해 대전MBC는 지역방송사 최초로 ABU(아시아·태평양 방송연맹) 회원사가 되었다. 이진숙 사장을 포함하여 국장과 부장 등 7명이 동행했다. ABU는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sia-Pacific Broadcasting Union)으로 1964년 창설돼 아시아 태평양 30억 명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 전문 비영리, 비정부 국제기구이다. 디지털 격차해소와 문화교류, 환경, 양성평등 등의 분야에서 공동의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유럽방송연맹과 더불어 최대 규모의 방송연맹이다. 처음 참석하는 나로서는 전문 미디어 종사자들과 자리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기대되는 미디어 축제였다.
대전MBC 주목받다
올해 ABU 총회의 테마는 ‘MEDIA FORTHE FUTURE <미래를 위한 미디어>’였다. 아시아의 다양한 방송프로그램이 수상을 했으며 다양한 섹션으로 포럼이 열렸다. 이진숙 사장은 총 세 개의 섹션에 패널로 초청을 받았다. 여성, 혁신, 미래의 세 주제에 관해 참여,발표하고 토론했다. 기자로 근무하면서 임신했을 당시 7개월까지 숨겨야 했던 에피소드,세계경제포럼의 양성평등지수에서 145개국 중 115위를 기록한 한국의 인식을 바꾸는 일은 아주 어렵다는 이야기,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의식을 변화시킬 영향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전파하는 기능을 미디어가 해야 한다는 연설은 참가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역의 영세한 농부와 소비자를 유통단계 없이 직접 연결해 지역 농민과 도시 소비자들에게 함께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장터인 ‘충청남도 로컬푸드 푸른밥상 직거래장터’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자바드 모타기 ABU 사무총장은 지난 여름에 ‘충청남도 로컬푸드 푸른밥상 직거래장터’에 직접 방문 관람한 적이 있었으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특화된 프로그램이라는 칭찬을 하기도 했다. 또, 지역방송 최초로 청년 해외일자리 찾기 프로젝트 ‘KOICA박람회’를 개최했으며그 역할과 효과를 강조했다.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었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우리에게 유명해진 알파고 제작자 데미스 하사비스의 강연, 시청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는 <아침이 좋다>의 퀴즈 프
로그램을 소개하면서 특화된 경쟁력을 어필할 수 있었다. 세 번의 기회로 지역방송사 특히 대전MBC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사회공헌에 이바지하고 있으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내세웠다. 프로그램의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이는 참가자들을 보며 약점을 강점으로 역전할 수 있는 가능성에 가슴이 뿌듯해지기도 했다.
발리에서, 디지털시대 방송인
역할을 만나다.
모든 섹션을 다 참여하기는 힘들었다. 나름대로 방송사 경영부문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품질 경영 워크숍(Quality ManagementWorkshop) 섹션이 눈에 띄어 저절로 발길이그쪽으로 향했다. 워크숍의 주된 내용은 프로그램의 콘텐츠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양보다 질,지역방송국이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었고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첫째는 쉽게 찾을 수 있어야하고(CAN BEEASILY FOUND), 모든 채널에서 방송되어야 하고(CAN BE BROADCASTED OVERDIFFERENT CHANNELS), 법적인 위험이 없이 사용될 수 있어야 하고(CAN BEUSED WITHOUT LEGAL RISKS), 기술적인 품질이 최고이어야 한다(TECHNICALQUALITY IS THE BEST ONE)는 가장 기
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내용이었다. 둘째는 디지털 콘텐츠 제공자의 권리 보장(Right management)과 프로그램의 품질 경영에 대한 소개로 프로그램의 법적 문제와 유통의 문제(Quality management)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고, 셋째는 디지털 기술의 변화는 인간사회의 양상을 반영하며 이를 통한 콘텐츠의 응용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회적 변화에 맞춰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유통시키기 위한 법적인 절차, 저작권도 같이 고려되어 문제의 소지를 없애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자리였다.
발리 ABU 총회, 축제로 즐기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ABU 총회는 크고 작은 아시아 태평양 방송인들의 상호교류 무대이자 미디어 축제이다. 한국의 주요 공영방송이 회원사로 가입되었고 북한은 조선중앙방송이 회원사로 있다. 예기치 않았던 만남은 NHK 주최 리셉션장에서 있었다. NHK에서 제공한 만찬을 즐기며 일본 전통민속 공연을 보고 있는데 3명의 남자가 우리 테이블에 다가왔다. 그동안 몇 번의 섹션에 참가하며 눈으로만 마주쳤던 조선중앙방송국 관계자들이었다. 먼저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며 자리에 합석했다. 그들은 평양에 살고 있는데 안동소주를 먹어본적이 있으며 북한 사람들은 대동강 맥주를 즐겨 먹는다, 방송국 직원의 대우는 좋은 편이라는 등등의 일상을 우리에게 전했다. 소소한 담소였지만 필자에게는 꽤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이런 자리가 아니면 북한 방송인들과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올까, 그들과 함께 방송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뜨거운 소망을 처음 품어보기도 했다.
또 하나 기억에 남았던 일은 ABU 시상식이었다. 우리 대전MBC도 저 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하며 시상식을 보고 있는 말미에 사회자가 각자 자리 앞에 놓은 인도네시아 전통악기인 앙클룽(Angklung : 대나무로 만든 것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을들도록 했다. 각각의 악기는 다른 음계를 냈는데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그곳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함께 연주를 했다. 꽤 훌륭한 노래 한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 수동적인 관람에서 벗어나 멜로디를 만들어 낼 수 있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흥미를 느꼈다. 그 경험으로 시청자를 수동적인 관객으로 놓고 시청률만 오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 대전MBC가 전문가 포럼에서 발표했던 시청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깊이 해볼 수 있었다. 자유
여행의 천국이라는 발리에서 다매체, 다채널의 방송환경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에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우경수 / 경영기술국 경영심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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