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장애인 음악축제 <희망울림>을 하루 앞둔 저녁, 태풍이 밤사이 우리 지역을 지나갈 거라는 예보가 들려왔다. 행사 전에는 비와 바람이 잠잠해질 것이라고 했지만, 어떤 행사보다 안전이 더 중요한 장애인 축제였기 때문에 혹시 바닥이 미끄럽지는 않을까, 체험부스의 천막이 날아가진 않을까 …, 스태프들의 마음은 안절부절못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걱정스러운 밤이 지나고 축제날 아침이 밝았다.
모두 함께 즐기는 소통의 축제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 그리고 모두가 함께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보자는 뜻으로 출발한 장애인 음악축제는 이렇게 준비 과정마다 생각지 못한 어려움들이 있었다. 장애인 축제의 특성상 행사장 동선과 안전에 대한 대비가 다른 행사들보다 훨씬 더 철저하고 꼼꼼해야 했고, 음악축제나 공개방송을 준비하는 것과는 일의 중요도부터가 달랐기 때문에 헤매는 일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대전시장애인복지관협회와 한국영상대사회복지과 관계자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태풍이 지나고 맑은 날이 오듯
행사 당일, 아침까지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오후 2시 라디엔티어링이 열릴 때쯤엔 완전히 갰다. 가을 국화가 한창인 한밭수목원에서는 대전MBC 라디오 <즐거운 오후 2시> 김주홍, 이수진 진행자의 정겨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참가자들은 오랜만의 나들이에 저절로 힐링이 된다며 활짝 핀 꽃보다 더 환하게 웃었다.
라디엔티어링과 레크레이션에 이어 오후 3시부터는 대전MBC의 얼굴 김경섭, 박윤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장애인 가요제가 시작됐다. 대전밀알복지관의 ‘향나들 가족합창단’의 감동적인 무대를 시작으로 치열한 예심을 거친 11개팀이 무대에 올라 저마다 솜씨를 뽐냈는데, 뛰어난 노래실력뿐 아니라 장애 유형은 물론, 사는 곳과 나이마저 제각각인 참가자들끼리 금세 친구가 되어서 서로 휠체어도 밀어주고 물도 건네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참가자 한 명 한 명에게 골고루 박수를 보내며 열정적으로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 역시 감동적이었다.
심사결과가 발표된 뒤에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저 자리를 마련했을 뿐, 이 축제를 만들고 완성한 것은 바로 장애인 참가자와 관객이었다는 생각에 겸허한 마음까지 들었다. 모두가 하나 되어 축제를 즐겨준 참가자와 관객들, 물심양면 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희생과 배려 덕분에 축제는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전날 밤의 태풍이 아침엔 이슬비가 되고, 낮엔 그마저도 맑게 갰던 그 날의 날씨처럼, 함께한 모두의 마음에 2016 장애인 음악축제 <희망울림>이 화창한 가을날의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기대해본다.
안소라 / 작가
'withyou'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결같은 싱그러움, <오후의 발견, 윤지영입니다> (0) | 2016.10.20 |
---|---|
깊어가는 가을, 문화예술의 갈증 풀어 준 ‘금강미술대전 (0) | 2016.10.13 |
베트남 ‘HTV7’ 관계자 MBC 본사 방문 <듀엣가요제> 제작 자문 받아 (0) | 2016.10.06 |
노벨상,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 대전MBC 창사 52주년 보도특집 다큐멘터리 <노벨에게 묻는다>를 보고 (0) | 2016.10.06 |
‘칠보산’에서 진정한 보물을 만나다 - 대전MBC 여성명산문화기행 참가기 (0) | 2016.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