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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에서 진정한 보물을 만나다 - 대전MBC 여성명산문화기행 참가기

직장 동료들과 이야기하던 중 ‘대전MBC 여성명산문화기행’이라는 여성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말을 하자, 처음에는 5명에서 시작해 한 사람두 사람 늘어나더니 결국 10명이 의기투합해 명산기행 참가를 단행하게 되었다.

업무 특성상 교대근무를 해야 해서 식사도 함께 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바위능선과 소나무와 계곡이 어우러진 칠보산 산행’은 제목부터 감성을 자극했고, 여행 날짜를 기다리는 내내 동료들과 함께할 여행 생각에 마음이 설레었다.


드디어 여행 당일! 5호차에 배정된 우리 팀은 버스 중간 자리를 장악하며 앉자마자 살림꾼 보미가 준비해 온 삶은 달걀과 오징어채, 복숭아, 그 외 푸짐한 간식과 대전MBC에서 협찬 받아 제공해준 떡으로 잠시 ‘먹방’을 진행했다. 다들 “역시 여행의 꽃은 차에서 먹는 간식”이라며 즐거워했다. 이어서 상품 추첨이 진행됐고, 마치 어린 시절 소풍을갈 때처럼 들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는 사이에 도착한 칠보산! 잔뜩 내려앉은 하늘이 비라도 뿌리면 어쩌나 걱정하는 명산기행 담당 국장님의 마음이 하늘에 전해졌는지 다행히도 더위를 살짝 달래주는 정도로 우리 일행을 기꺼이 맞아주었다.


다섯 대의 대형 관광버스에서 내린 참가자들은 대부분 연배가 있어 보였고 일부는 다소 어려 보였으며 용감하게도 혼자 참석한 사람도 있었다. 오랫동안 행사를 진행해온 대전MBC 관계자들의 노련한 인솔 덕에 다소 쉽지 않은 산행 코스를 모두 차분하고 안전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안전하고 감동적인 여행의

추억을 안겨준 ‘대전MBC’"



산행은 칠보산 ‘떡바위’ 입구에서 출발해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능선을 따라 이어졌다. 산을 오르던 중 소나무 가지가 마치 누군가 일부러 꼬아 놓은 듯 비틀어진 모양으로 능선에 서있는 모습을 보고 ‘산대장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바람에 나무가 꼬이며 자라서 그렇다고 했다. 산중의 소나무도 혹독한 시련을 겪고서야 시선을 끄는 멋진 모습을 가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우리 일행은 해발 778미터를 찍고 내려와‘쌍곡계곡’에 발을 담갔다. 마치 사춘기로 돌아간 듯 돌 구르는 소리에도 까르르 웃음이터져 나왔다. 물이 어찌나 깨끗하고 맑은지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었고, 그간의 피로와 스트레스까지 씻겨나가는 듯했다. 가뭄으로 물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속까지 훤히 보이는 맑은 물과 힘차게 내달리는 쌍곡폭포를 보며 자연은 존재 자체가 감동임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여행을 마칠 때쯤, 이번 여행을 함께한 동갑내기 보미와 생기발랄한 선미, 듬직한 중심 역할을 해준 봉남 언니, 낙천주의자 현숙, 둥글둥글한 상순, 그리고 그밖에 동료들과의 마음의 거리가 한 뼘쯤은 가까워져 있었다.


여행은 다리 떨릴 때가 아닌, 가슴 떨릴 때 가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아직은 가슴이 떨리고 두 다리도 튼튼해 이렇게 동료들과 함께 좋은 곳에 올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 행사가 매월 있다고 하니 앞으로도 계속 참가하자고 손가락을 걸었다. 그렇게 우리는안전하고 감동적인 여행의 추억을 안겨준 ‘대전MBC 여성명산문화기행’과 인연을 맺었다.



이정숙 / 119회 여성명산기행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