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2004년까지 총 여섯 시즌으로 제작되고 영화로도 리메이크 되어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 여성들의 ‘인생드라마’ <섹스앤더시티>. 30~40대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드라마 속 캐리와 친구들이 보여주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의 삶에 열광했을 텐데요, 한때는 캐리를 롤 모델로 삼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왔던, 이제는 엄마가 되고 아내가 된 여성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합니다. 대전MBC 라디오가 ‘2016 대전여성취업·창업박람회’의 뜨거웠던 열기를 중계한 그 생생한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Simple but Best
‘2016 대전여성취업·창업박람회’가 지난 1일 대전시청에서 열렸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시청사 1·2·3층 로비가 박람회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1층 우체국 앞 로비에 대전MBC 라디오 방송장비가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생방송을 위한 스튜디오가 마련됐습니다.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에 행사장을 오가는 시민들마다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관심을 가집니다. 단순한 회의용 테이블 서너 개로 구성된 라디오 생방송 현장 스튜디오였지만, 눈에 익은 김경섭 아나운서가 말쑥한 푸른 수트 차림으로 자리에 앉자 시민들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는 듯했는데요, 역시 방송의 힘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생방송 현장 스튜디오를 눈에 담고 있는데, 출연자는 아니었지만 눈에 띄는 열혈 여성이 있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오늘 생방송을 총괄 지휘하는 박선자 PD임을 알 수 있었죠. 찰랑이는 짧은 흑발에 야상 재킷, 게다가 흰색 스니커즈까지… 여성의 자존심이라는 ‘킬힐’을 신지 않고서도 무언가 대단히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고요한 아우라가 같은 여자로서 정말 부러웠습니다.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자 친절하게 큐시트까지 챙겨줍니다. 방송 스튜디오와 행사장의 동선을 구분 짓는 별도의 시설물이 없어서 박람회 참관객과 생방송을 구경하는 시민과 관계자들이 뒤섞여 혼잡한 가운데 생방송을 이끄는 박선자 PD의 온화한 ‘포스’가 오늘 박람회의 취지와 정말 잘 맞는 듯합니다.
I have a dream
ABBA의 ‘I have a dream’이 오프닝 멘트 후 잔잔하게 이어지고 탁월한 선곡에 또 한 번 감탄합니다. 생방송 현장 스튜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동시에 행사장에서 듣게 되니 기분이 묘했는데요, 아! 이게 라디오의 묘미구나! 이게 생방송의 매력이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10시 5분부터 11시까지 근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방송 중 권선택 대전시장을 비롯해 이번 행사를 주관한 대전광역새일센터 김정현 센터장 등이 게스트로 출연해 박람회의 취지와 내용을 안내하며 집에서 방송을 듣고 있는 여성 청취자들을 독려했습니다.
‘행복한 미래가 열립니다. 좋은 일자리, 당당한 여성’을 주제로 올해 10회째를 맞는 이번 박람회에는 면접 참관기업만 110개의 부스가 참여해 역대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며 채용관, 취업컨설팅관, 창업관, 홍보관, 세미나관, 이벤트관 등 6개 관 140개 부스에서 청년여성, 베이비부머 세대, 중·장년여성, 결혼이주 여성 등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취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문화이주여성을 위한 채용특별부스가 북적이던 것을 보며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인상 깊었습니다.
방송의 힘일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구인기업 부스를 꼼꼼히 살피는 여성 관람객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들의 진중한 태도에 나도 모르게 갑자기 숙연해졌습니다.
소방차를 좋아하고, 서태지에 몰두하고, H.O.T에 열광하고, 꿈을 키우며 각자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빛나던 시절을 보냈을 매력적인 여성이었을 겁니다. 여성이라는 생리적 특성으로 인해 원치 않는 경력단절을 겪는 수많은 여성의 삶이 한 편의 드라마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Dreams come true
‘본인대전(Born in Deajeon)’이지만, 여성취업박람회가 지난 10년 동안 개최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아마 그러기에는 제가 너무 어렸기(?) 때문일테죠. ‘경력단절녀’라는 용어에 무관심했던 것입니다.
각 분야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는 오늘날, 독일 메르켈 총리부터 최근 당선된 대만 채영원 총통까지… 유리 천장을 뚫은 여성의 활약상이 높이 평가되면서 ‘우머노믹스’라는 용어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경력단절 여성들을 다시 ‘소환’하고 있는 요즘, 한층 더 성숙해진 식견과 연륜으로 다시 한 번 ‘캐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실 캐리의 전성기는 30대 후반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수많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힘을 내어 도전 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도모하는 것은 대전MBC처럼 방송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일하고 싶은 여성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다양하고 풍성한 사회를 만드는데 대전MBC가 한 몫을 할 거라 믿습니다.
채건하 | 대전MBC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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