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갑자기 세상이 바뀌듯 날씨가 급변할 수 있나요? 하긴 지구의 오랜 역사에서 세상이 뒤바뀌는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육지가 바뀌고 동식물도 진화하였는데, 그에 비하면 뭐 이 정도 날씨야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겠지요. 어쨌든 8월 27일 금요일에 비가 잠시 뿌리면서 세상이 갑자기 가을모드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날 저녁부터 사흘 동안, 보문산 숲속공연장에서는 2016 보문산 숲 속의 열린음악회가 열렸는데, 모처럼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씨와 멋진 음악을 즐기려는 대전시민들이 야밤에 보문산에 올랐습니다.
해마다 인기를 더하는
보문산 숲 속의 열린음악회
보문산 숲 속의 열린음악회는 보문산에 있는 야외음악당에서 열립니다. 지금의 멋진 야외음악당이 제 모습을 갖추기 전에도 이 자리에서 음악회가 열렸지만 지금처럼 폭발적인 시민의 호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낡은 야외음악당에서 공연을 볼 때, 수십 년 전에 콘크리트로 지어 낡고 칠도 떨어져나간 야외음악당도 안타깝고 무대에 오르는 공연자도 힘들어 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야외음악당이 제법 번듯하게 모습을 갖추고 시민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니 대중의 호응이 뜨거운 건 당연한 반응이겠지요.
올해도 작년처럼 대전광역시와 대전MBC가 주최하고 대전시립예술단이 주관하는 무대였는데, 첫 날의 프로그램은 정상의 마에스트로 금난새가 지휘하는 대전시립교향악단과 바이올린, 성악, 색소폰 연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작년에 정상의 바리톤과 소프라노의 성악을 짜릿한 경험으로 감상한 시민들은 물론, 확실히 입소문도 한몫 하여 올해는 작년보다도 많은 엄청난 시민들이 음악회를 감상하러 오셨습니다. 적어도 관람객이 50%는 많아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금난새, 지휘 뿐 아니라 재담도 마에스트로 급
최정상의 국민 마에스트로 금난새는 대중에게 지명도가 높은 만큼 관람객을 사로잡는 입담도 마에스트로 급이었습니다. 여유 있는 목소리로 멘트를 할 때마다 시민들도 박장대소로 호응을 하니, 음악회의 열기가 금방 달아올랐습니다. 어떤 행사든 시작 전 워밍업이 잘되면 관람객이 그 공연을 받아들이고 몰입하기가 한결 수월하지요.
클래식을 자주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귀에 익은 신나는 리듬의 곡을 위주로 연주하여 대중의 흥미도가 더욱 높았습니다.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서곡을 시작으로 붉은 드레스의 소프라노 조정순이 ‘아!시작했꿈에 살고 싶어라’(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중)와 ‘Over the Rainbow’(영화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를 불렀습니다. 구름이 끼었던 하늘이 개면서 호응의 열기가 점점 온도를 더하며 숲 속 공연장을 감싸주었습니다.
역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재미교포 바이올리니스트인 이혜림이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바이젠(집시의 달)’을 연주하였는데, 드레스 빛깔 이상으로 정열적인 무대였습니다. 이혜림은 사흘 전 대전실내악축제의 마지막 무대에서 홀터넥의 붉은 드레스로 ‘썸머타임’을 성황리에 마친 바 있습니다. 이날은 한쪽 어깨가 드러나고 앞트임이 있는 붉은 드레스로 연주를 하니 ‘집시의 달’의 바이올린 선율이 더욱 극적으로 살아나 가슴을 찌르며 파고들었습니다.
무대 매너가 뛰어난 테너 민경환은 ‘그라나다’와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며 대중을 매료시켰고, 끝으로 청소년 색소포니스트 김태현은 역시 집시음악 풍의 ‘페퀴에나 차르다시’로 색소폰의 매력을 발산하였습니다.
시민들과 함께여서 더욱 빛난 무대
토요일 밤에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지휘 공우영)과 태평소, 소금의 연주, 가수 박기영의 무대가 펼쳐졌고, 일요일 밤에는 영상과 함께한 멘토오케스트라(지휘 한의삭)의 영화음악으로 관람객은 더욱 가을 심상에 빠져들었습니다. 또한 소프라노 임상진, 해바라기, 방주연 등 대중가수가 숲속공연장을 더 빛내 주었는데, 무엇보다도 숲 속의 열린음악회를 빛낸 분들은 바로 공연을 감상하러 보문산에 올라 연주자들에게 열띤 호응을 한 대전 시민들이었습니다.
수천 명의 시민들이 숲 속의 열린음악회를 찾았는데, 대전도시철도 중구청역 1번 출구에서 숲속공연장까지 셔틀버스(유료 500원)를 운행하여 교통 혼잡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훌륭한 시설과 더 훌륭한 콘텐츠가 있으면 사람들은 모이게 됩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콘텐츠로 보문산 숲 속의 열린음악회가 대전시민들을 찾아올지 기대됩니다.
주영선 | 대전MBC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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