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저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최근에 “어떻게 매주 칼럼을 쓰느냐? 소재는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사실 한 주에 칼럼 하나를 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신문사의 논설위원들도 대략 1주일에 한 번 정도 칼럼을 쓴다고 하는데, 글을 쓰는 것보다 적절한 소재를 찾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합니다. 주간 <M-STORY>에 칼럼을 쓰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칼럼 원고를 보내고 나면 후련한 것은 그날 하루뿐, 다음날부터는 다음 번 <M-STORY>의 소재를 염두에 두고 삽니다. 논설위원들이야 글 쓰는 것이 직업이지만 저의 경우에는 다른 일을 하는 중에 짬을 내서 쓰기 때문에 때로는 마감시간에 쫓기는 일도 생깁니다. 어떨 때는 출장 중에 잠시 틈을 봐서 쓰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때는 이동 중에 잠시 카페에서 글을 써서 보낸 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한두 시간 만에 뚝딱 글을 쓰느냐고 생각할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1주일 동안 생각의 그릇 속에 묵혀둔 것을 끄집어내서 정리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새삼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느냐고요? 엄살을 부리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독자들로부터 칼럼 이야기를 들으면서 ‘1년 정도 되니까 <M-STORY>의 존재가 알려졌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번 주 소재로 이 이야기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하면 최소한 1년이 되어야 존재를 인정받게 된다는 뜻이라고 저는 해석했습니다.
<M-STORY>는 대전MBC의 홍보지이자 소식지입니다. 지난해 5월 22일 창간호를 발간했으니까 1년이 조금 넘었지요. 처음 주간 홍보지를 만들자고 했을 때 주저하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매주 4면을 채울 소식이 있겠느냐, 글은 누가 쓰느냐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단 출발했습니다. 초기에는 저도 상당히 편집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주간 홍보물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요령’이 있었던 것이지요. 지금은 편집진들이 척척 알아서 소재를 발굴하고 원고를 청탁하고 편집을 마무리하기 때문에 제가 신경 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기자들의 특종기, 피디들의 제작기, 또 직원들의 소소한 삶의 향기도 그들의 언어로 실립니다. 특집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도 있고 대전MBC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글도 소개됩니다.
요즘 시대를 스마트폰 시대라고 하지요. 상당수 시청자들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에서 시청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즉 종이가 주는 매력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골라보는 ‘VOD’를 찾는 젊은이들도 있지만 편집을 해서 보여주는 신문을 찾는 세대도 존재합니다. 홍보매체의 경우 색다른 읽을거리가 있다면 방송으로 끌어들이는 미끼(좋은 의미에서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화면에서는 딱딱한 피디, 기자의 모습만 보았는데, <M-STORY>에서는 그들의 취재 뒷이야기가 스릴 넘치게 펼쳐지면서 그들의 매력이 배가되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엄숙하게’ 행동하던 직원들이 쓴 글에서 유머를 발견할 때는 뜻밖의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
<M-STORY>가 이제 대전, 세종, 충남 지역에서 기다려지는 소식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1년이 지나가니까 <M-STORY>의 존재를 먼저 언급하는 독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M-STORY>를 통해 시민들은 우선 독자가 되고, 그 다음에는 대전MBC의 시청자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칼럼 한 편을 쓰기 위해 1주일을 고민합니다. 주위를 관찰하고 사색하고 더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언제 어디에 있든 마감시간을 놓치지 않고 칼럼을 보내려고 합니다. 한 번 빠지면 독자와의 약속을 어긴 것이 되고 또 한 번 빠지면 두 번 세 번도 쉬이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년 정도가 지나니까 독자들이 알아주는 것, 역시 거저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나 봅니다.
대전MBC 사장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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