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7일 낯선 번호의 국외발신 문자가 들어왔다. 발신자는 @nhk_seikatsu. 일본 NHK 방송사가 제공하는 생활·방재정보로, 일본 관동지방에 지진이 발생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그림 1) 일본에 살지 않지만 누구보다도 빨리 현지에서 일어난 재난 속보를 접할 수 있던 것은 NHK의 SNS 대응 체제 덕분이었다. 자사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는 이용자가 알람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그림 2의 표시) 지진을 비롯한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 문자 메시지로 상황을 전파하는 시스템인데 세계 여러 재난 관련 트위터 계정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월12일부터 14일까지 태국 남부 도시인 끄라비에서 열린 ABU(아시아 태평양 방송연합)의 제2차 미디어 서미트는 증가하는 기후 변화와 재난 위험에 대해 인류가 겪는 재난 피해의 85%가 집중된 아·태지역 방송사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고민하는 자리였다. 앞서 설명한 트위터를 활용한 재난상황 전파 시스템도 상존하는 재난 위험의 감소(DRR: Disaster Risk Reduction)에 대응하는 방송사의 고민의 산물로 꼽을 수 있겠는데 사흘간 진행된 총 9개 세션에서는 각 나라의 방송 종사자와 국제기구,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2백여 명이 참여해 토론과 소개, 기술 시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알리고 효율적인 재난방송체제의 확립을 통해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고자 했다.
특히 NHK의 마스터 클래스 세션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방송사의 특별간부이자 일본공공방송의회(PBI) 사무국장인 사토 토시유키 씨가 진행한 세션에는 PD와 엔지니어들이 나와 재난 현장에서 신속히 영상을 확보해 전송하거나 즉각적인 생방송을 위해 2천여 명의 기자들이 스마트폰과 앱(Streambox)을 활용하고 지역별 상황에 맞춘 기상정보를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전파하며 재난관련 기관들과 유기적으로 정보를 교류하는 과정을 소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재난 방송의 현장성도 중요하지만 빅 데이터를 통한 예측과 재난 상황을 알리는 자막이나 음성을 쉽게 인지할 수 없는 시·청각 장애 시청자나 외국인들을 위한 특별 서비스(이를테면 알기 쉽게 만화로 상황을 전달하거나 음성 속도를 천천히 조절할 수 있는)의 제공, 재난 이후의 철저한 기록 보관(아카이빙)도 공영 방송사가 수행해야 할 막중한 임무임을 환기할 수 있는 기회였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며 스스로도 큰 피해를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재난 상황에 대해 언론과 그 직역의 종사자들이 흔들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평소 과감한 투자와 분석, 교육훈련이 답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ABU Media Summit는 일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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