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을 하면서 광고를 보지 않고는 다양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없다. 광고를 보지 않으려고 채널을 돌려도 광고를 만나게 된다. 프라임타임에 드라마나 뉴스를 보려면 광고가 더욱 꼬리를 문다. 시청자는 좋으나 싫으나 방송사가 송출하는 광고를 봐야만 한다. “휴 이제 끝났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자평하면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열심히 시청한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는데도 좀 속은 것 같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숍에서부터 치킨, 고깃집. 의류 등 PPL광고(간접광고)가 곳곳에서 나를 보라고 내밀기 때문이다.
이렇듯 TV는 온갖 <광고 세상>이다. 억지로 봐야 할까?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가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법! 아침에 눈을 뜨고 다시 잠들 때까지 보거나 듣게 되는 수많은 광고의 영향인지 우리의 행동도 언제부터인가 바뀌어져 있을 때가 있다. 광고는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영향을 미쳐 광고 내용이 화제에 오르기도 하고 TV 개그 프로그램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렇듯 매일 만나는 광고가 <광고 공해>라는 지적을 하지만, 잘만 활용하고 유심히 탐구한다면 공해가 <상큼한 산소>로 변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윌리엄 알렌 화이트(William Allen White)는 “나 같으면 광고를 없애고 그 자리에 공산주의자들이나 적색분자들이 제공한 사설이나 기사를 채울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구매나 유통은 중지될 것이다. 이는 문명의 위기를 가져오고, 결국 문명은 쇠퇴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광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시장 경제를 지향하는 현대인들에게 과연 광고가 없어도 가능할까? 광고는, 정보는 물론 삶의 새로운 영향을 반영한다. 물고기가 당장 물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우리가 공기의 소중함을 의식하지 못하듯 광고도 마찬가지다. 광고는 그 메시지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브랜드나 기업을 알리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광고다. 특히, 방송 광고는 시청자와 청취자에게 제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설득, 그 메시지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치, 규범, 태도, 행동 양식 등을 은연중에 가르치고 개성이나 생활양식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방송 광고는 심야시간 이전에는 <주류 광고>도 제한하고 있을 정도다. “12시에 만나요 000 콘” 부터 “흔들어주세요! 00텐”, “고향의 맛 000”, “부모님께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세상을 다 가져라!”, “니들이 게맛을 알아?”, “쇼를 해라!”, “빠름빠름 00” 세대까지 광고의 물결이다.
카피라이터들은 광고의 핵심을 찾아내고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한 마디를 뽑기 위해 아이디어 발상과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위해 머리를 쥐어짜기도(?) 한다. 제품이 뭐가 좋은지 고민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그 제품 때문에 뭐가 좋은지를 고민하고 있다. 호기심과 관찰력이 아이디어의 출발이 된 한 대기업 광고의 내용은 이렇다. 아버지들이 집안의 가장(家長)으로서 역할을 하지만 언제나 가족애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TV광고 첫 화면에 여러 장의 가족사진들이 “스틸 컷”으로 <줌인> 되면서 바로 <페이드 아웃>된다. 그 가족사진 속에는 한결같이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카피가 내레이션으로 이어진다. “외모에 자신이 없거나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 이 땅의 아버지들이 사진 속에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을 위해 늘 사진 밖에 계셨던 아버지! 아버지, 당신이 행복입니다. 00기업”. 한낱 광고에 그치지만 가족만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가족사랑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지난 2009년 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티저광고를 아직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눈보라를 헤치며 힘겨운 발걸음을 떼는 산악인 엄홍길 씨부터,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바람둥이 남편의 쫓겨난 신세를 보여 준 변우민, 인산인해를 이룬 피서지에서 폭풍우로 고생하는 사람들까지, 보기에도 리얼함이 묻어나는 각종 고생담을 선보이며 던진 광고의 메시지는 단 하나!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흔히들 하는 “집 나가면 고생한다!” 는 말에 착안, 사람들의 카타르시스를 건드릴 수 있는 단어를 활용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광고도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두통 치통 생리통엔 000”, “피로회복엔 000”, “형님먼저 아우먼저 0000”, “이가 튼튼 000”, 광고 카피만 들어도 제품의 브랜드가 생각나는 광고! 이렇듯 매일 만나는 광고가 <광고 공해>라는 지적도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잘만 활용하고 유심히 탐구한다면 <공해>가 <상큼한 산소>로 변하지 않을까? “만나면 좋은 친구 MBC문화방송” 로고송이 아니더라도 <광고>도 <친구>로 만드는 여유를 가진다면 나만의 오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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