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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사모광장

방송이 소통의 역할 해주길

 

나는 MBC와의 인연이 깊다. 서울에서 근무를 할 때 라디오 프로그램 “아침 풍경”에 고정적으로 출연해서 클래식음악을 해설한 것을 비롯해 수많은 일을 MBC와 도모했으니 말이다.


 

대전MBC를 바라볼 때 평생을 공연과 관련된 일을 해온 사람으로서 음악 프로그램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일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FM4U의 <일요음악여행>은 단연 나의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이다. 2시간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내용도 꽤 만족스럽다. 영화를 소재로 영화 내용과 영화음악을 묶어서 소개해주는 코너를 비롯해서 클래식음악을 친절하게 소개해주는 코너, 다양한 예술가를 소개하며 그들의 삶과 사랑 등 인생의 단면을 들여다보는 코너, 그리고 우리 대전지역의 공연과 전시 등을 안내해주는 FM4U의 <일요음악여행>은 2시간이 언제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밀도 있는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을 열면 수없이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우리를 유혹한다. 아무리 적어도 30~40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저장해놓고 다니며 틈만 나면 열어본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라인 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올려놓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팟캐스트 등 수없이 많은 앱을 통해 세상의 소식을 듣고, 관심분야의 전문 정보를 얻어가며 살고 있다. 공중파 방송 3사의 방송이 전부였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밥상에 반찬이 너무 많아 넘치고 넘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먹을 게 없어 고민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무엇을 골라야할지 골머리를 앓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복잡한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이 복잡함은 필요조건이기도 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족쇄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힐링, 전원주택, 느리게 살기... 등의 단어들은 이러한 복잡함에 지친 현대인들이 그리는 오아시스이다. 사이클의 회전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진 지금은 서로 상반된 개념이 교차해 나타난다기보다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에 빠져 살면서 동시에 여유로운 전원을 그리는 것이다.


요즈음은 개인 스스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그것도 매우 쉽게 많은 양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시대이다. 이러한 때에 방송의 역할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찾아야할 것이라고 본다. 나는 그것을 편안함, 힐링이라 생각한다. 수 십 년 전 라디오나 TV드라마를 켜두고 온 가족이 모였던 시절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세대들이 있다. 또한 그러한 경험은 없지만 가족의 모임을 갈망하는 현세대의 젊은 층도 분명히 있다. 가족들이 함께 정을 나눌 수 있는 어떤 단초를 마련해주는 프로그램, 특히 지역 방송으로서 지역민들에게 지역의 구석구석 따뜻한 소식을 소개해주고 단절된 이웃을 이어주는 역할을 방송이 이끌어갈 수 있다고 본다.


지역의 공연소식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은 이러한 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들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또 보다 깊이 있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차원의 프로그램도 방송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대전MBC가 가족의 소통을 이어주는 방송이 되어주기를 바란다.